중동 전쟁이 조기에 종료되더라도 국제 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배럴당 100달러를 크게 웃돌며 에너지 수입국의 부담이 급격히 커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 조기 종전해도 유가 90달러…에너지 공급 회복 지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일 ‘미-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의 주요국 파급효과’ 보고서를 통해 시나리오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는 향후 전쟁이 어떤 상황으로 흘러가더라도 전쟁 전 유가(배럴당 63달러)로의 회귀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조기 종전 시에도 에너지 시설 복구 지연 영향으로 유가는 약 90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 호르무즈 해협 변수…최대 174달러 ‘초고유가’ 시나리오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원유 생산이 약 10% 감소하며 유가가 117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에너지 시설 타격 등 확전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배럴당 174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수준의 상승 가능성”이라며 실제 충격은 이보다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한국 경제 직격탄…물가·경상수지 동시 압박
이 같은 유가 상승은 한국을 비롯한 에너지 순수입국의 물가와 경상수지에 직접적인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한국은 나프타 수입의 약 34.4%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 차질에 취약한 구조다.
카타르 등 주요 시설이 타격받을 경우 복구에만 3~5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지목됐다.
KIEP는 “과거 유가 공급 충격이 발생할 경우 국내 물가가 단기적으로 0.12%포인트 상승한 바 있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로 전이되는 경로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략비축유·대체 공급망 확보 시급
정책 대응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전략비축유 방출을 국제에너지기구(IEA) 공조 체계와 연계하고, 비축분 소진 이후를 대비해 사전에 대체 수입 경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동남아시아와 미국 등 대체 공급원 발굴, LNG 공급 차질에 대비한 법적·계약적 대응 체계 점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이미 장기화 국면”…에너지 안보 전략 재편 필요
연구원은 “현재 상황이 봉쇄 장기화 시나리오에 근접해 있다”며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쉽게 돌아가기 어려운 만큼, 에너지 전환을 포함한 중장기 에너지 안보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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