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피 간다는데 주가는 롤러코스터"… 역대급 불확실성에 262조 뭉칫돈, MMF·파킹형 ETF로 대피

 


 사상 최대 262조 원 돌파… 증시 널뛰자 '돈 댈 곳' 잃은 자금의 대이동

코스피 '1만 선'이라는 화려한 장밋빛 전망 속에서도 실제 주식시장이 극심한 변동성을 연출하자, 투자자들의 자금이 역대 가장 안전한 피난처로 급격히 후퇴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지면서 단기 대기성 자금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습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262조 14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달 들어서만 무려 10조 2,766억 원이 폭발적으로 급증한 수치입니다. 특히 기업들의 단기 자금인 법인 MMF 잔고가 239조 3,456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며 자금 유입을 주도했고, 개인 MMF 잔고 역시 22조 6,684억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머니마켓펀드(MMF)와 관망 심리 MMF는 만기가 짧은 국고채나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초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입출금이 완전히 자유롭고 단 하루만 돈을 넣어두어도 시중 금리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어, 증시 불확실성이 극에 달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 자금'이 일시적으로 머무는 대표적인 파킹(주차)형 창구입니다.

"주식 대신 파킹형 ETF로"… 1주일 새 5400억 쓸어 담은 KODEX

MMF의 폭발적인 인기는 증시에서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머니마켓액티브(파킹형) ETF'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식 매도 버튼을 누른 투자자들이 현금을 계좌에 묵혀두는 대신, 매일 이자가 쌓이는 파킹형 상품으로 대거 피신한 결과입니다.

최근 일주일(13~19일)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머니마켓액티브’에는 무려 5,467억 원의 뭉칫돈이 순유입되며 시장의 관망세를 대변했습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머니마켓액티브’(1,756억 원)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머니마켓액티브’(1,035억 원) 등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파킹형 상품에도 수천억 원의 자금이 두드러지게 쏠렸습니다. 5월 초 사상 첫 7000선 돌파에 이어 15일 8000선까지 뚫었다가 순식간에 급격한 조정을 겪은 코스피의 '롤러코스터 행보'가 개인과 기관 모두의 투자 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켰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강세장=저변동성 공식은 깨졌다"… SK증권, 코스피 상단 '1만 1000' 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증권사들은 여전히 코스피의 장기적 랠리 가능성을 강하게 신뢰하고 있습니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대외 매크로(거시경제) 변수 탓에 잠시 숨고르기를 할 뿐, 국내 기업들의 독보적인 이익 모멘텀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분석입니다.

  • SK증권 하반기 밴드 (6,500~11,000p): 하반기 코스피 상단을 무려 1만 1,000포인트로 제시하며 강력한 낙관론을 유지했습니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AI 인프라의 폭발적인 매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코스피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 수준으로 10년 평균보다 낮아 밸류에이션 매력이 차고 넘친다"고 진단했습니다.

  • 고변동성의 고착화: 다만 강 연구원은 "한국 시장에서 '강세장은 변동성이 낮다'는 과거의 공식은 완전히 깨졌다"며 "하반기 증시 방향성과 무관하게 앞으로는 극심한 주가 널뛰기(고변동성)가 기본값으로 굳어질 것인 만큼, 투자자들은 변동성에 대한 심리적 임계값을 재정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외인의 '반도체 현금화' 제동 걸릴까… 운명의 축은 미 국채 금리와 엔비디아

결국 시장의 돈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흘러 들어오기 위해서는 단기 조정을 주도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폭탄이 멈춰야 합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에 대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매크로 부담 속에서 글로벌 펀드들이 위험 헤지(회피) 차원으로 주가가 폭등했던 한국 반도체를 팔아 현금을 확보한 차익실현"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한 연구원은 "아무리 자연스러운 차익실현이라도 순매도 속도가 너무 빨라 개인과 기관의 투심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이번 주 증시의 방향성은 21일(한국시간) 베일을 벗을 엔비디아 실적이 매크로 불안을 완벽히 상쇄해 주는지, 그리고 연중 최고치로 치솟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의 발작이 진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완전히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음 이전

추천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