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보다 싼데 실적은 역대급"… 뉴욕 월가·개미 홀린 K-반도체, ETF 블랙홀 되다


 

코스피 지수가 8000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뉴욕 헤지펀드와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막대한 자금이 한국 주식 시장으로 밀려들고 있다는 외신의 집중 조명이 나왔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자본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AI 대장주'로 재평가받으면서, 미국 월스트리트가 한국 증시를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한국 주식 가치투자에 중독"… 월가 덮친 K-주식 열풍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월가, 한국 주식에 빠져들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뉴욕 금융가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매체는 "뉴욕 거리를 걸으면 음악과 음식,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화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며, 이러한 열기가 뉴욕 월스트리트에서도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욕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가가 K-반도체에 열광하는 핵심 이유는 압도적인 실적 대비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다. 니혼게이자이는 AI 산업 팽창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최근 1년 사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3배 가까이 급등했다고 짚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기업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여전히 약 6배 수준에 머물러 있어, PER 9배 수준인 미국 마이크론과 비교할 때 현저히 저평가되어 투자가치가 높다고 진단했다.

실제 투자업계 거물들의 찬사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 자산운용사 퍼텐트 파트너스의 에두아르도 마르케스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주식에 숨어 있는 가치투자 기회를 찾는 데 중독돼 있다"며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미국 자산운용사 플레전트 라이크 파트너스의 조너선 레넌 CEO 역시 두 기업의 폭발적인 실적을 언급하며,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성과급 규모만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몇 퍼센트에 달하는 400억 달러(약 6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이는 한국 소비 시장에 전례 없는 파급효과를 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라운드힐 ETF에 60억 달러 뭉칫돈… 미 개미들도 '직구' 합류

기관뿐만 아니라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자금도 한국 증시를 향해 맹렬히 돌진하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라운드힐이 지난달 초 야심 차게 선보인 메모리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출시 한 달 만에 무려 60억 달러 이상의 거금이 쏟아져 들어왔다. 해당 ETF 포트폴리오의 절반 가까운 비중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K-반도체를 향한 미국 개미들의 뜨거운 러브콜인 셈이다. 여기에 미국의 대형 온라인 증권사인 인터랙티브 브로커스가 지난 7일부터 한국거래소 상장 주식을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자금 유입의 파이프라인은 더욱 넓어졌다.

45조 원 빨아들인 삼성·하이닉스… 끓어오르는 국내 ETF 시장

해외 자본의 유입과 더불어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 쏠림 현상도 극에 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거침없는 주가 상승 랠리를 펼치면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그야말로 '반도체 테마'가 모든 수급을 집어삼키는 블랙홀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운용사들은 앞다투어 ETF 내 두 종목의 편입 비중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리거나 채권 혼합형, 커버드콜 등 투자자 입맛에 맞춘 다채로운 라인업을 쏟아내고 있다. 14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1107개 ETF 가운데 삼성전자를 편입한 상품은 총 218개로, 그 추정 금액만 45조 8447억 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를 담은 203개 ETF의 편입 추정 금액 역시 44조 7755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의 막대한 자금을 양분하고 있다.

개별 상품들의 자금 유입 성적표도 화려하다.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SOL AI반도체TOP2플러스'는 최근 1개월 동안 무려 1조 1918억 원의 뭉칫돈을 쓸어 담으며 전체 ETF 중 순유입 2위를 꿰찼다. 이 상품은 현재 SK하이닉스를 27.89%, 삼성전자를 19.68%의 묵직한 비중으로 담고 있다.

이어 채권을 절반 담고 나머지 절반을 두 대장주로 채운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이 8839억 원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이 밖에도 'TIGER 반도체TOP10커버드콜액티브'와 'KODEX 반도체'가 지난 한 달간 각각 4950억 원, 4404억 원의 순유입을 달성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달 말 오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출격마저 예고되어 있어, 8000 코스피 시대를 이끄는 반도체 투톱을 향한 글로벌 자본과 ETF 시장의 구애는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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