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을 지배하는 두 거인, ETF 편입액 80조 원 돌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역대급 상승 랠리를 펼치면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사실상 '반도체 투톱'의 독무대가 되고 있습니다. 9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담은 216개 ETF의 편입액은 약 42조 7671억 원, SK하이닉스를 담은 202개 ETF의 편입액은 약 37조 470억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두 종목을 합친 편입 규모만 무려 79조 8141억 원에 달해, 80조 원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압도적 시총으로 모든 바구니를 채우다
삼성전자는 국내 증시의 기둥답게 거의 모든 주요 펀드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펀드 내 삼성전자 비중이 가장 높은 상품은 TREX 펀더멘탈 200으로 무려 38.46%를 할애하고 있으며, RISE 고배당(37.95%)과 PLUS 코스피50(37.51%)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습니다. 가치주나 저변동성을 지향하는 KODEX 200가치저변동이나 KODEX KTOP30 같은 상품들도 삼성전자를 36% 이상 담고 있을 정도입니다. 실제 투자된 금액 규모로 보면 더욱 놀랍습니다. 국내 최대 ETF인 KODEX 200은 삼성전자 한 종목만 8조 2201억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TIGER 200과 TIGER 반도체TOP10 역시 각각 3조 원이 넘는 자금을 삼성전자에 쏟아붓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레버리지의 중심에서 랠리를 주도하다
HBM 테마를 등에 업은 SK하이닉스는 특히 고수익을 노리는 레버리지 상품군에서 광기 어린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KODEX 반도체레버리지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44.05%를 SK하이닉스에 몰아넣었으며,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43.88%)와 TIGER 200IT레버리지(42.21%) 역시 40%가 넘는 극단적인 쏠림을 보여줍니다. 밸류업 테마를 표방한 RISE 코리아밸류업위클리고정커버드콜이나 SOL 코리아밸류업TR 같은 신규 상품들조차 SK하이닉스를 37% 넘게 담으며 수익률 방어에 나선 모습입니다. 금액 기준으로는 역시 KODEX 200이 약 6조 원에 육박하는 SK하이닉스 주식을 보유해 가장 큰 손임을 입증했고, TIGER 반도체TOP10도 3조 80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편입하고 있습니다.
"이름까지 바꾼다"… 운용사들의 '삼성·하이닉스' 올인 전략
이러한 쏠림 현상은 단순히 주가 상승 때문만이 아니라, 투자자들의 구미에 맞추려는 자산운용사들의 전략적 선택이 더해진 결과입니다. 올해 신규 상장된 ETF 11개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담은 7개 상품은 두 종목의 비중이 전체의 50%를 넘습니다. 특히 SOL AI반도체TOP2플러스나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처럼 상품명에 아예 두 기업의 이름을 박아 넣으며 집중 투자 전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추세입니다. 심지어 삼성자산운용은 기존 KODEX AI반도체의 종목 비중 제한을 풀고 이름까지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로 개명하며 두 종목의 비중을 각각 25%까지 끌어올리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16종의 단일 종목 레버리지 출격 대기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쏠림 현상이 이달 말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8개 운용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딱 한 종목만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상장을 준비 중이기 때문입니다. 두 공룡 기업의 주가가 올해 들어 각각 123%, 158% 폭등하며 시가총액 영향력을 키운 상황에서, 전용 레버리지 상품까지 출시되면 국내 ETF 시장 내 '반도체 투톱'의 지배력은 더욱 견고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