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00일 걸리던 성장을 단 30일 만에… ETF 시장의 ‘광속 주행’
코스피 지수가 장중 사상 처음으로 8000선에 도달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며,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도 전례 없는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습니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은 전날 기준 478조 4,3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15일 사상 첫 400조 원 고지를 밟은 지 불과 한 달 만에 70조 원이 넘는 자금이 추가로 유입된 것입니다. 연초 300조 원에서 400조 원으로 확대되는 데 100일이 소요됐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의 팽창 속도가 약 3배 이상 빨라진 셈입니다. 올해 전체 증가액 역시 약 181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분의 7배를 웃도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2. 거래대금 29조 원 시대…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톱 5’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거래 규모도 폭증했습니다. 5월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 대금은 약 29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배나 증가했습니다. 특히 올해 순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상위 5개 상품은 모두 국내 증시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들이 차지했습니다.
KODEX 200: 반년도 안 돼 순자산 14조 9,771억 원 증가 (부동의 1위)
TIGER 반도체TOP10: 순자산 11조 1,857억 원 급증하며 반도체 열풍 주도
TIGER 200 / KODEX 레버리지 / KODEX 반도체: 각각 5~6조 원대의 순자산 증가를 기록하며 시장 확대를 견인 중
3. 운용업계의 지각변동… ‘200조 삼성’과 ‘3위 탈환 KB’
시장이 커지면서 운용사 간의 순위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습니다.
삼성자산운용: 시장 점유율 40%를 바탕으로 순자산 190조 3,506억 원을 기록 중입니다. 업계 최초의 ‘ETF 200조 운용사’ 타이틀 거머쥐기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KB자산운용: 최근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의 흥행을 앞세워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제치고 8개월 만에 업계 3위 자리를 탈환했습니다. 현재 양사는 미세한 격차를 유지하며 치열한 접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4. 지독한 반도체 쏠림… “ETF 시장의 절반이 삼성과 하이닉스”
현재 국내 ETF 시장은 사실상 ‘반도체 대장주’들이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편입한 ETF는 390개, SK하이닉스를 담은 ETF는 386개에 달합니다. 이 두 종목에 담긴 추정 금액을 합치면 무려 201조 원이 넘습니다. 올해 상장된 신규 ETF 57개 중 26%가 두 종목을 동시에 담았을 정도입니다. 특히 이달 말 출시될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되면 이러한 쏠림 현상은 수급의 촉매제가 되어 더욱 심화될 전망입니다.
5. 포스트 반도체는 어디?… “자동차와 전력 설비를 주목하라”
일각에서는 반도체에 집중된 온기가 다른 업종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못지않은 강한 모멘텀을 가진 섹터로 다음의 업종들을 지목합니다.
시장 전문가의 시선 “반도체가 증시 리레이팅을 주도했지만, 수급과 상승 탄력 면에서는 전력 설비와 태양광 같은 테마들도 매우 강력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음으로 눈여겨봐야 할 곳은 자동차 업종입니다. 현재 수급 요인을 고려할 때 반도체에 뒤처지지 않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박유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반도체가 이끄는 ‘8000 코스피’와 ‘478조 ETF’ 시장이 향후 자동차 등 다른 주도주로 바통을 넘기며 전체 시장의 질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