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전쟁 불안이 다시 고조되고 미국 기술주 급락 여파까지 겹치면서 코스피가 27일 장 초반 4% 넘게 밀려 5200선으로 내려앉았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반도체 투자 심리 악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구글의 ‘터보퀀트’ 충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이틀 급락하는 가운데, 이달 코스피에서 26조 원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 자금은 대형 반도체를 덜고 정책 기대가 살아 있는 코스닥 성장주로 일부 옮겨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락…외국인 매도 압력 확대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93%(159.85포인트) 내린 5300.61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워 오전 10시 현재 5222.34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4%대, 5%대 하락세를 보였다. 전날 삼성전자는 4.71%, SK하이닉스는 6.23% 급락한 바 있다. 외국인은 1조1656억 원, 기관은 2409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하락을 이끌고 있고, 개인은 홀로 1조3245억 원 순매수에 나섰다. 이는 외국인 자금 이탈, 기관 매도세, 개인 투자자 저가매수 전략이 맞물린 흐름이다.
‘터보퀀트’ 충격…글로벌 반도체주 동반 하락
이날 국내 증시는 중동 리스크와 기술주 급락이라는 이중 악재에 짓눌렸다. 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전쟁 불안이 다시 커진 데다, Google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메모리 효율화 알고리즘인 ‘터보퀀트’ 공개 이후 글로벌 반도체주 전반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이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도 NVIDIA, Micron Technology, AMD 등 주요 기술주가 급락했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4.8% 급락했다. 이는 AI 반도체 경쟁, 기술주 밸류에이션 부담, 글로벌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26조 매도…반도체 비중 축소 뚜렷
이런 충격 속에서 외국인 자금은 코스피 대형 반도체를 덜어내는 대신 코스닥 종목을 선별적으로 담는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은 이달 3일부터 26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26조494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이 가운데 삼성전자 순매도액이 13조7602억 원, SK하이닉스가 5조1729억 원으로 두 종목 합계만 18조9331억 원에 달했다. 전체 코스피 순매도액의 71.5%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셈이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419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외국인 포트폴리오 재편, 리스크 관리 전략, 성장주 분산 투자 흐름으로 해석된다.
바이오·로봇·2차전지로 이동…코스닥 성장주 부각
외국인 코스닥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자금 이동 방향은 더 분명해진다. 알지노믹스와 파마리서치 등 바이오주, 에스피지와 고영 등 로봇·자동화 관련주,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소재주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이 코스피 주도주였던 대형 반도체 비중을 줄이는 대신 정책과 수급 기대가 살아 있는 코스닥 성장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는 바이오 투자, 로봇 산업 성장, 2차전지 소재 수혜 기대와 연결된다.
정책·ETF 효과…코스닥 자금 유입 확대
이 같은 수급 이동의 배경에는 정부의 코스닥 육성 정책과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연기금 벤치마크에 코스닥 비중을 반영하고 혁신기업 자금 공급 확대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3월 들어 코스닥 액티브 ETF가 잇따라 상장되면서 성장주로 자금이 유입될 통로도 넓어졌다. 이는 ETF 투자 전략, 정책 수혜주, 중소형 성장주 투자 기회 확대 요인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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