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 쇼크…인플레이션 압력·에너지 가격 상승 트럼프 이란전 후퇴 예고하는 이유는 '이것'


 이란 전쟁발 고유가 충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유가 급등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져 온 과거 패턴이 재현될지 주목된다.

■ 유가 상승과 대통령 지지율 상관관계…정치 리스크 확대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역사적으로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 대통령 지지율은 대체로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2008년에 휘발유 가격이 6달러까지 치솟고 금융위기가 겹치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20% 중반까지 크게 하락했다. 또 1979년 에너지 위기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의 지지율도 휘발유 가격 급등과 더불어 30% 수준까지 급락했다. 반대로 1980년대 유가가 안정세를 보였던 시기에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유지됐다. 이는 최근 가파르게 치솟은 휘발유 가격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과 공화당의 중간선거 성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 미국 휘발유 가격 4달러 돌파…에너지 시장 불안 확대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지난 30일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02달러를 기록해, 2022년 8월 이후 처음으로 4달러 선을 넘어섰다. 일부 지역에서는 6달러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 트럼프 정책 부담 확대…물가 상승과 경제 정책 압박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휘발유 가격 하락을 자신의 집권 2기 최대 성과로 내세웠던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국정연설에서 “대부분 주에서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2.30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아이오와에서는 갤런당 1.85달러까지 내려갔다”고 강조했다.

■ 지지율 최저치…여론조사 하락과 정치 불확실성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매사추세츠대 앰허스트 캠퍼스가 조사업체 유고브에 의뢰해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미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3%로 집계됐다. 같은 조사 기준으로 지난해 4월(44%), 지난해 7월(38%)보다 더 떨어져 집권 2기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에서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듯한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그는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취재진이 급등한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묻자 “내가 해야 할 일은 이란을 떠나는 것”이라며 “미군이 빠르면 2~3주 안에 이란에서 철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유가-지지율 상관성 약화? 정치 양극화 영향

다만 최근 휘발유 가격과 대통령 지지율 간의 상관관계가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도 나타나고 있어, 높은 휘발유 가격으로 인해 지지율이 추가로 하락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버지니아대학교 정치센터는 지난 15년간 유가와 대통령 지지율 간 상관성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양극화 심화로 유권자들이 정당별로 고정된 지지·반대를 보이면서 지지율 변동성이 과거보다 제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소비자 물가 충격…경기 둔화·소비 심리 위축 우려

그럼에도 이번 상황은 예외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NYT는 특히 유가 상승 속도가 이례적으로 빠르다는 점에서 단기 충격이 지지율에 반영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여기에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소비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경제 정책에 대한 불만을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WSJ는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돌파한 것이 소비자 심리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휘발유 지출이 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긴 했지만, 최근 가격 상승 속도는 매우 급격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 유가 급등 속도 역대급…에너지 위기 재현 가능성

미국 휘발유 가격은 5주 만에 1달러 상승했는데, 물가를 반영한 기준으로도 2005년 9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공급이 크게 차질을 빚은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휘발유는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상품 중에서도 가격이 가장 눈에 잘 띄는 품목으로, 소비자 심리에 과도한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 구글에서 3월 한 달 휘발유에 대한 검색량은 2006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2010년 브루킹스연구소 논문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50달러와 4달러를 넘을 때 사람들의 불만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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