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투자 본색 연금 개미 잡아라... 자산운용사 주식 비중 확대 총력전 시작되나


 자산운용사들이 글로벌 증시 변동성 속에서도 기존 채권혼합형 상장지수펀드(ETF)의 주식 비중을 최대 한도로 높이고 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금리 및 인플레이션 우려를 딛고 위험자산 비중을 늘려 공격적으로 운용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재테크 입문자의 첫 투자 대안으로도 부각되면서 관련 ETF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자산운용 승부수... 주식 비중 50%로 대폭 상향하며 글로벌 증시 공략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환율 및 금리 방향성을 주시하던 KB자산운용은 다음 달 7일부터 'RISE 채권혼합'의 주식 비중을 기존 30%에서 50%로 높일 예정이다. 주식과 채권을 각각 절반씩 담게 된다. 상품 이름도 글로벌 증시 투자 심리를 반영한 'RISE 200채권혼합50'으로 변경한다.

미래에셋 TIGER도 합류... 인플레이션 뚫고 주식 비중 두 번이나 올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오는 16일부터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 속에서 'TIGER 미국나스닥100채권혼합Fn'의 주식 비중을 기존 40%에서 50%로 늘릴 예정이다. 이 상품 주식 비중은 이미 지난해 10월 환율 변동성 국면에서 30%에서 40%로 한 차례 상향돼 이번에 두 번째 조정을 앞두고 있다. 상품명도 'TIGER 미국나스닥100채권혼합50'으로 바뀐다.

신한·한화까지 가세... ETF 시장 선점 위해 주식 비중 50% 꽉 채운다

올해 들어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신한자산운용도 'SOL 미국TOP5채권혼합40 Solactive'의 주식 비중을 40%에서 50%로 확대하고, 상품명을 'SOL 미국TOP5채권혼합50'으로 바꿨다. 한화자산운용도 에너지 가격 및 원자재 시장 상황을 고려해 'PLUS 고배당주채권혼합'의 주식 비중을 40%에서 50%로 높였다.

규제의 벽 허물어지자 자본 유입 가속... 주식 비중 50% 시대 개막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채권혼합형 ETF의 주식 비중을 끌어올리는 이유는 국제유가 및 금리 인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주식 비중이 높은 채권혼합형 ETF가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11월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 단행된 퇴직연금 감독규정 개정으로 채권혼합형 ETF가 담을 수 있는 위험자산(주식 등) 비중은 최대 50%로 확대된 바 있다. 이전까지는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주식 비중이 최대 40%까지만 허용됐다.

국내 증시 호황 타고 유입되는 뭉칫돈... 환율 리스크 이기는 공격적 운용 인기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증시 및 국내 증시 호황과 맞물려 주식 비중을 최대한 늘리려는 연금 투자자 수요가 늘어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환율 리스크가 컸던 지난 2023년 11월 이전에 출시돼 주식 비중이 낮았던 채권혼합형 ETF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려는 움직임도 거세졌다는 것이다.

퇴직연금 수익률 극대화 비법... 안전자산 분류되는 ETF로 주식 비중 85% 달성

채권혼합형 ETF를 활용하면 금리 방향성을 활용해 퇴직연금 수익률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행 감독 규정상 개인형 퇴직연금(IRP)·확정기여형(DC) 계좌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은 70%를 넘길 수 없다. 나머지 30%는 반드시 국제유가 변동성 등에 대비해 예·적금,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한다. 이때 채권을 일정 비중 이상 담은 채권혼합형 ETF는 글로벌 증시 변동성 속에서도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만일 퇴직연금 계좌에서 안전자산 할당분으로 주식·채권 각각 절반씩 편입한 채권혼합형 ETF를 담는다면, 전체 계좌에서 주식 비중을 최대 85%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10조 원 돌파한 거대 시장... 반도체 ETF·에너지 가격 테마와 결합해 급팽창

연금 가입자들의 공격적 운용 수요가 늘면서 채권혼합형 ETF 시장 규모도 원자재 가격 및 금리 이슈를 뚫고 급격히 늘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채권혼합형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2024년 말 1조8870억원에서 지난해 말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국면인 6조2455억원으로 1년 새 6조 가까이 급증했다. 전날 기준으로는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10조8197억원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반도체 대형주와 에너지 가격 관련 채권혼합 전략을 섞은 ETF에 자금이 몰리는 양상이다. KB자산운용이 지난 2월26일 상장한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에는 최근 1개월 간 3835억원이 유입됐다.

투자 입문자부터 고수까지 집결... 글로벌 증시 대안으로 떠오른 채권혼합형

육동휘 KB자산운용 상품마케팅본부장은 "연금계좌에서 투자를 하지 않던 개인 투자자들이 첫 투자 상품으로 원유 가격 등 대외 변동성에 대비해 안전자산이 일정 부분 배분된 채권혼합형 ETF를 선택하거나, 글로벌 증시 위험자산에 포함되는 ETF 비중 70%를 다 채우고 추가적으로 위험자산 비중을 더 높이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채권혼합형 상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Copyright ⓒ 데일리 OBINES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쓰기

다음 이전

추천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