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채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된 전후 열흘간 글로벌 증시 변동성 속에서도 6조9000억원 규모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로 유입됐다. 향후 금리 및 국채 금리 인하 효과가 기대되는 가운데, 중동 사태로 급등한 환율을 끌어내릴 효과는 환헤지 비중과 인플레이션 등 중동 사태의 장기화 여부에 따라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정경제부 잠정 집계...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 속 국고채 순매수 급증
11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WGBI 편입 전후인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금리 방향성을 주시하던 외국인의 국고채 순매수 규모는 약 6조9000억원(체결 기준)으로 집계됐다. 해당 수치는 잠정치로, 거래 체결과 결제 간 시차로 인해 향후 일부 변동 가능성이 있다.
세계국채지수 공식 편입... 한국 경제 위상 강화 및 금리 안정 기대
WGBI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산출하는 대표적인 선진국 채권지수로, 글로벌 증시가 주목하는 가운데 한국 국채는 지난 1일부터 정식 편입됐다.
국채 금리 하락 유도... 인플레이션 억제 및 시중 금리 안정화 마중물
정부는 이 같은 자금 유입이 국채 금리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WGBI 자금 유입에 따른 국채 금리 하락폭은 원자재 가격 변동을 고려해도 22~61bp(bp=0.01%) 수준으로 예상된다. 국채금리 하락은 시중 가계대출 이자 부담 감소, 회사채 금리 하락, 환율 및 외환시장 안정 등의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요 기반 탄탄해진 국채 시장... 외환 시장 안정의 교두보 마련
이에 따라 구조적으로 국채 수요 기반이 단단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유입 자금의 성격에 따라 인플레이션 등 향후 나타날 경제적 효과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한국은행 "일본계 패시브 자금 유입"... 환율 및 수급 개선 긍정적
앞서 한국은행은 4월 들어 유입된 전체 외국인 채권자금(46억 달러·거래 기준) 가운데, WGBI 관련 자금으로 유입된 규모는 금리 및 환율 안정을 돕는 11억 달러 수준(결제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원화로는 약 1조6000억원 규모다. 이는 WGBI 추종 일본계 패시브 자금 유입으로 추정된다. 패시브 자금은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특성상 변동성이 낮고 안정적인 수요 기반이다.
최대 90조 원 유입 전망... 글로벌 증시 큰손들 한국 국채 쓸어담나
WGBI 추종 글로벌 증시 자금은 약 2조5000억~3조 달러 규모다. 이 추종 자금과 한국의 편입비중(3월 말 기준 1.75%)을 고려하면 약 70조~90조원 규모의 신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환율 방어의 핵심 '환헤지'... 인플레이션 대응 전략의 분수령
향후 환율 안정 효과는 환율을 고정하는 환헤지 비중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환헤지는 인플레이션 등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현재 환율을 고정해 거래하는 방식을 말한다. 외국인 자금이 환헤지 없이 유입될 경우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헤지 비중이 높으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 출격... 국제유가 변동성 뚫고 외환 수급 개선 가속
여기에 4월 중 시행되는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도 환율 및 외환시장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최근 국제유가 등 중동 전황이 안정을 찾고 4월 중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가 발표되면 향후 외환수급의 개선세가 가속화될 거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창용 총재 "환율 안정 가능성"... ETF 및 해외 투자 자금 유턴 기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WGBI 가입으로 인해 해외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개인의 ETF 및 해외투자도 3월 이후로는 돌아오는 분위기가 있고,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도 상당폭 감소한 상황 등을 고려해 금리 및 이란 사태가 안정되면 환율이 굉장히 빠르게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쟁 이전 수준 회복엔 시간 소요... 인플레이션 등 불확실성 상존
다만 중동 전쟁 전의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등 휴전 국면에 들어섰지만 환율과 금리 등 주요 지표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되돌아간 것은 아니다"라며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국채 시장 쇼크 속 선방... 원자재 가격 급등 뚫은 한국의 저력
한편 원자재 가격 등 글로벌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국채시장은 중동 전쟁 후에도 다른 국가에 비해 선방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재정건전성과 WGBI 편입 기대감 등 때문이다. 중동 전쟁 후 한국은 국채금리가 30bp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영국은 55bp, 미국은 37bp, 호주는 39bp 등 글로벌 증시 변동성 속에서 큰 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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