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유턴 작전" 달러 빨아들이는 RIA 등판…전쟁 리스크 속 성적표는


 해외 주식 투자 자금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가 글로벌 증시 변동성 속에 본격 출시됐다. 세제 혜택을 통해 달러 수요를 잠재우고, 국내 증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중동발 전쟁 등의 영향으로 환율 급등과 코스피 시장의 급등락을 반복하는 탓에 당장은 빛을 보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RIA는 해외 주식을 매도한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에 1년간 투자하면 양도소득세를 공제해주는 제도다. 국회는 지난달 31일 본회의를 열고 이 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테슬라·엔비디아 대박 나도 '세금 폭탄'…해외주식 양도세 22% 압박

테슬라 등 해외 주식은 기본적으로 양도세 기본공제 250만원에 세율이 22%(양도소득세 20%+지방소득세 2%)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도 해외 주식을 1750만원에 사서 5000만원이 됐다면, 수익 3250만원에 기본공제 250만원을 빼고 3000만원이 남는다. 여기에 22%인 660만원을 양도세로 내야 한다.

5월 내 팔면 양도세 100% 면제…하반기 변동성 장세 앞둔 절세 전략

오는 5월까지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을 1년 이상 보유한 투자자라면 660만원에 대한 전액 세금 감면 혜택을 볼 수 있다. 금리 및 에너지 가격 변동성을 고려해 세부적으로는 오는 5월 31일까지 매도 시 100%, 7월 31일까지는 80%, 12월 31일까지는 50%를 공제한다.

1원이라도 빼면 혜택 '와르르'…9만 계좌 돌파에도 뭉칫돈 유입은 글쎄

단, 타 계좌에서 ETF 등 해외 자산을 추가로 매수할 경우 해당 금액만큼 공제 규모가 줄어든다. 또, RIA 납입 후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단 1원이라도 인출하면 세제 혜택 전체가 취소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RIA 가입 계좌가 지난달 23일 출시 이후 지난 2일까지 총 9만개가 넘으며 흥행에는 일단 성공했다. 다만, 원자재 시장 등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 정작 중요한 투자금의 복귀는 별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 유치전 후끈…출시 나흘 만에 300억 모은 RIA 돌풍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23개 증권사에서 출시된 RIA 가입 계좌는 총 9만 1923계좌에 달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6일 RIA 출시 3일 만에 가입자 1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삼성증권도 글로벌 증시 자금 유치 경쟁 속에서 출시 나흘 만에 RIA 잔고 300억원을 돌파했고, 계좌 수는 4000개를 넘어섰다.

美 증시 흔들리자 24조원 증발…서학개미 짐 쌀까

이날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지난 1일 기준 1567억 달러(약 236조원)를 기록했다. 환율 방어 움직임 속 미국주식 보관금액이 최고치였던 지난 1월27일 1730억달러(약 261조원) 보다는 163억 달러(약 24조원) 감소했다.

계좌만 파놓고 간보기? 서학개미 자금 유입 0.15% '찔끔'

계좌 수 증가 속도에 비해 국내 자금 유입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계좌는 만들어두되 국제유가 변동성 등을 살피며 실제 자금을 옮기는 데에는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자금 유입은 지난달 31일 기준 3300억원 규모로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미국 주식 보유액(약 223조원)의 0.15% 수준에 그쳤다.

원금 손실에 발 묶인 개미들…고환율·전쟁 리스크에 겹악재

미국 증시가 부진해 투자자들의 보유 종목이 손실이 나면서 자금이 묶여있고, 이 경우 매도를 해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RIA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또, 국내 증시도 고환율과 중동발 전쟁 리스크, 특히 실시간 이란 전쟁 관련 불확실성 및 공급망 차질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복귀에 극적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 투자자·배당족은 '외면'…실효성 논란 도마 위

미국 배당투자자를 포함해 장기투자 서학개미의 경우는 큰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배당금을 받기 위해 배당 ETF 등을 보유하는 장기투자자나 중장년층은 RIA가 큰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가 "환입 규모 예단 어렵지만 환율 안정엔 우호적"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에 비슷한 법안을 실시한 인도네시아의 경우 약 12%의 해외자산이 국내로 복귀했다”며 “RIA 정책의 효과로 인한 글로벌 투자자금 환입 규모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환율 안정과 국내 자본시장에 우호적일 것”이라고 했다.

대체 관계로 변한 국내외 주식…절세냐 투자냐 딜레마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팬데믹 당시 개인투자자들의 국내외 주식 투자가 보완관계였다면 현재는 대체 관계로 변화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 등 국내 증시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가 있는 투자자는 유턴 가능성이 높지만, 글로벌 증시 환경 속 해외주식 순매수 시 공제 비율이 줄어드는 만큼 투자 선택의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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