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원유 랠리 압도… 100여 일 만에 원금 두 배 된 건설 ETF
올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진정한 승자는 반도체가 아닌 '건설'이었다. 19일 코스콤 ETF 체크 통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건설 테마 ETF 2종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지난 17일 기준 무려 115.96%에 달했다. 불과 100여 일 만에 투자 원금이 두 배 넘게 불어난 셈이다. 이는 중동 지정학적 위기로 급등했던 원유 ETF(평균 75.43%)나 시장의 주도주로 꼽히던 반도체 ETF 29종의 평균 상승률(73.89%)을 가볍게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과다.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원전 테마·중동 재건 '쌍끌이 호재'
상품별 성과를 살펴보면 상승세는 더욱 뚜렷하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건설’은 작년 말 4115원에서 9045원으로 치솟으며 119.8%의 수익률을 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 건설’ 역시 4625원에서 9810원으로 112.1% 급등했다.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3000원대 박스권에 갇혀 소외당하던 이들 상품이 화려하게 부활한 배경에는 '원전 테마'와 '중동 특수'가 자리 잡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원전 수출의 핵심 수혜주로 부각된 데 이어, 지난 3월 발발한 이란 전쟁 이후 본격화될 중동 재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폭발적인 매수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대우건설 651% 폭등세… 알짜 대형주 꽉 채운 포트폴리오
두 ETF의 포트폴리오는 굵직한 대형 건설사들로 꽉 채워져 있다. KODEX 건설과 TIGER 200 건설 모두 현대건설을 20% 이상 가장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으며, 삼성E&A, 대우건설, 한전기술, DL이앤씨, GS건설 등을 고루 편입하고 있다. 특히 개별 종목들의 비상은 눈부시다. 올해 들어 대우건설 주가가 651%라는 경이로운 폭등세를 연출했고, 현대건설(154%), DL이앤씨(137%), 삼성E&A(109%) 등 주요 편입 종목들이 일제히 강력한 랠리를 펼쳤다. 이에 화답하듯 스마트 머니도 쏟아지고 있다. KODEX 건설과 TIGER 200 건설에는 올해에만 각각 1306억 원, 948억 원이 유입됐으며, 특히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수백억 원의 뭉칫돈이 집중됐다.
추가 상승 여력 충분하지만… 전쟁 장기화 리스크는 '경계'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건설 ETF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하나증권 김승준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 우려가 아직은 직접적인 타격으로 이어지지 않은 만큼, 대형 건설사들의 1분기 실적은 큰 특이사항 없이 순항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여전히 주의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 자재 수급 차질과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인한 비용 압박이 커질 수 있다"며 "이는 건설사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부동산 개발 사업의 전반적인 지연을 초래해 업황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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