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운용사는 '상승' 베팅, 중소형사는 '곱버스'로 틈새 공략
다음 달 22일, 국내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및 인버스 2배(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 16종이 한꺼번에 쏟아집니다. 당초 1사 1상품으로 제한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운용사당 2개씩 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되면서,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KB 등 8개 자산운용사가 치열한 시장 선점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자금력과 인지도를 갖춘 대형사들은 최근 두 기업의 역대급 호실적과 코스피 상승 랠리에 발맞춰 주가 상승 시 2배의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 상품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반면, 한화와 신한 등 일부 중소형 운용사들은 반도체 업황의 단기 고점(피크아웃) 우려를 겨냥해 하락장에서도 2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곱버스'를 함께 출시하며 차별화된 양방향 전략을 꺼내 들었습니다.
"0.02% 초저보수 불사"… 과도한 출혈경쟁에 멍드는 운용 시장
기초자산이 단 두 종목으로 좁혀진 데다 상품 구조마저 엇비슷해지자, 자금 블랙홀이 될 대형사를 견제하기 위한 중소형사들의 생존 경쟁도 눈물겹습니다. 일부 운용사는 시장 점유율을 뺏어오기 위해 2bp(0.02%) 수준의 파격적인 초저보수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앓는 소리가 나옵니다. 매일 자산 비중을 다시 맞춰야(리밸런싱) 하는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의 특성상 운용 난도가 훨씬 높은데, 무리한 수수료 인하 경쟁은 결국 운용의 질을 떨어뜨려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ETF가 주가 흔들까?… '포모(FOMO)' 자극에 쏠림 현상 우려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등장이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제 주가 흐름을 뒤흔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펀드가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주식이나 선물 포지션을 쉴 새 없이 조정해야 하므로, ETF에 막대한 뭉칫돈이 몰릴 경우 두 반도체 대장주의 매수 수요를 기계적으로 끌어올려 상승장에 불을 지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동성 확대가 코스피 강세장에서 소외된 투자자들의 '포모(FOMO·나만 뒤처진다는 공포)' 심리를 자극해 무리한 위험 투자를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월가도 놀란 '삼전닉스' 파워… 미국서도 1.6조 싹쓸이
한편, 두 반도체 공룡을 향한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갈증은 바다 건너 미국에서도 이미 증명되고 있습니다. 22일(현지시간) 팩트셋에 따르면,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투자하는 '라운드힐 메모리 ETF(DRAM)'는 출시 약 2주 만에 무려 11억 1000만 달러(약 1조 6000억 원)의 막대한 신규 자금을 쓸어 담으며 글로벌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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