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는 사상 첫 '팔천피', 개미는 '곱버스'로 헤지 전략
코스피 지수가 5월 들어 거침없이 질주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장중 8000선을 돌파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를 대거 사들이며 단기 조정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거침없는 폭등세가 오히려 고점 공포감을 자극했다는 분석입니다.
17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5월 둘째 주(11~15일) 코스피200 지수 하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곱버스)에 무려 3,276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되었습니다. 이는 국내 상장된 전체 801개 ETF 중 자금 유입 규모 5위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코스피가 13% 넘게 폭등했던 5월 첫째 주(4~8일)에도 이 상품에 1,255억 원이 유입된 데 이어, 지수가 8046.78까지 치솟은 둘째 주에는 유입 규모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또 다른 곱버스 상품인 ‘TIGER 200선물인버스2X’ 역시 5월 들어 2주간 약 1,600억 원의 자금을 빨아들였습니다.
-15% 갉아먹다 15일 하루 만에 반전… 극단적 '변동성 장세'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실제 수익률은 지수 폭등세에 밀려 매우 부진했습니다. 5월 둘째 주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주간 수익률은 -4.07%로 최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특히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에서 급락세로 급반전했던 15일 하루 수익률(+13.46%)을 제외하면, 11~14일 나흘간의 누적 수익률은 -15.45%로 처참한 수준이었습니다.
반면, 이 기간 지수 상승을 2배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는 11~14일 동안 15.23% 폭등하며 축제를 즐겼으나, 15일 하루 급락 폭을 반영한 최종 주간 수익률은 0.85%로 쪼그라들었습니다. 한편, 이 기간 가장 돋보인 성과를 낸 상품은 해외 우주 테마주에 투자하는 ‘TIGER 미국우주테크’로 무려 39.65% 상승하며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 최고 이격도"… 단기 조정 장기화 우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8000선 터치 후 밀려난 만큼, 당분간 단기 과열을 해소하는 조정 과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론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증권가 위험 분석 “14일 기준 코스피 50일 이동평균선 이격도가 31.2%로 2000년대 들어 최고 수준입니다. 이격도가 이만큼 벌어졌다는 것은 시장의 차익실현 욕구를 극도로 자극해 작은 악재에도 주가가 민감하게 폭락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최근 불거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부담을 감안하면, 지난 15일의 급락이 단발성 조정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133조 역대급 예탁금 대기… "하락 추세 반전은 아니다" 낙관론도
반면, 증시 주변의 자금줄이 여전히 든든하다는 점은 하락 압력을 방어하는 버팀목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133조 5,088억 원에 달합니다. 중동 불안 완화나 삼성전자 노사 협상 타결 등 시장을 짓누르는 대내외 변수들이 해소될 경우, 이 거대한 대기 자금이 언제든 증시로 재유입되어 지수를 다시 받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현재의 하락이 추세 붕괴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 8000선은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8배 수준으로, 기업들의 실적 전망 상향 조정이 계속 유효한 상황"이라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여전한 만큼 단기 과열 해소 이후 다시 흐름을 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결국 이번 주는 133조 원의 대기 자금과 숏(하락) 포지션에 베팅한 자금 간의 유례없는 기싸움이 펼쳐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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