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코리아 아닌 '환승' 중"… 외국인이 반도체 팔아 바구니에 담은 '차세대 주도주'

 


 외국인의 24조 원 '차익 실현', 알고 보니 반도체에 집중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치를 뜯어보면 이를 단순한 '시장 이탈'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철저하게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매도 규모: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5거래일간 약 24조 1,418억 원 순매도.

  • 반도체 쏠림: 순매도 1위 삼성전자(11.4조 원), 2위 SK하이닉스(10.0조 원)로, 두 종목에서만 무려 21조 원이 넘는 매물이 쏟아졌습니다. 이는 전체 순매도액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 배경: 그간 가파르게 오른 반도체 포트폴리오에서 이익을 확정 짓고, 자산을 재배분하는 '리밸런싱(Rebalancing)' 과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외국인의 '새 장바구니': 로봇, 전력 인프라, 그리고 자동차

반도체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차세대 주도주'로 옮겨가며 해당 종목들의 주가를 신고가로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 로봇 (피지컬 AI): 순매수 1위는 두산로보틱스(2,866억 원)가 차지했습니다. AI가 실제 물리적 하드웨어와 결합하는 '피지컬 AI'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었습니다.

  • 전력 인프라: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필수적인 전력망 수요를 겨냥해 대한전선(1,801억 원)과 산일전기 등으로 자금이 쏠렸습니다.

  • 전통의 강자: 실적 기대감이 높은 현대차(1,142억 원)와 LG전자, SK텔레콤 등도 외국인의 선택을 받으며 신고가 행진에 동참했습니다.

 "수익률 273%의 위엄"… 외국인이 여유로운 이유

대신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은 단순히 주식을 파는 것이 아니라 '가장 비싸진 것'을 팔아 '새로운 기회'를 사는 전략을 구사 중입니다.

외국인의 '압도적' 성적표 외국인 코스피 포트폴리오의 1년 평가수익률은 273%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인 193%를 압도합니다. 특히 반도체 비중이 외국인 잔고의 63.8%에 달하기 때문에, 전체 물량의 아주 적은 일부만 리밸런싱해도 시장에는 수조 원 단위의 매도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외국인은 누적 80조 원을 순매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유 종목의 가격 상승 덕분에 코스피 내 지분율은 오히려 31%에서 38%로 상승했습니다. 즉, 덜 팔고 더 벌어들인 셈입니다.

 향후 전망: 단기 매도 압력 vs 중기 신규 자금 유입

전문가들은 지금의 구간을 '손바뀜'의 시기로 정의합니다.

  1. 단기적 관점: 이미 주가가 크게 오른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과 리밸런싱에 따른 매도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습니다.

  2. 중기적 관점: 외국인 통합계좌 도입 등 국내 증시의 접근성이 확대되면서, 약 230억 달러(약 30조 원) 규모의 신규 자금이 추가 유입될 여지가 큽니다.

결론적으로 최근의 매도세는 한국 증시를 떠나는 신호가 아니라,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포트폴리오의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는 영리한 움직임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외국인이 반도체 다음으로 찍은 로봇과 전력 설비가 향후 증시를 이끄는 '쌍두마차'가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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