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반도체 넘어 '피지컬 AI'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역대급 만남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첫 8000선을 돌파하며 미지의 영역으로 진입하자, 투자자들의 시선이 '수익'과 '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채권혼합형 ETF로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까지 AI 반도체(삼성전자·SK하이닉스)에만 집중됐던 자금이 이제는 로봇과 자율주행을 아우르는 '피지컬 AI'의 대표주자, 현대차로까지 영토를 넓히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초 우리자산운용은 ‘WON 삼성전자현대차채권혼합50’을 상장할 예정입니다. 이 상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거인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각각 25%씩 투자하고, 나머지 50%는 채권으로 채워 변동성을 방어합니다. AI의 두뇌(반도체)와 몸체(자동차·모빌리티)에 동시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쏠림 현상에 지친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전망입니다.
2. "공격은 주도주로, 방어는 채권으로"… 8000피 시대의 생존 전략
최근 채권혼합형 ETF 시장이 이토록 뜨거운 이유는 '고점 공포' 때문입니다. 지수가 단기 급등하면서 주도주의 상승 랠리에는 동참하고 싶지만, 언제 닥칠지 모를 조정 장세에서 내 자산을 지키고 싶은 '중위험·중수익' 수요가 폭발한 것입니다.
여기에 퇴직연금(IRP·DC) 투자자들의 절실함도 한몫했습니다. 현행법상 퇴직연금 계좌는 주식 같은 위험자산을 70%까지만 담을 수 있는데, 주식 비중이 낮은 채권혼합형 ETF를 활용하면 실질적인 주식 투자 비중을 최대한도로 끌어올리는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금 개미들에게는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 같은 상품인 셈입니다.
3. 반년 만에 2배 성장… 미국 주식 밀어낸 '국장 대형주'의 저력
국내 채권혼합형 ETF 시장의 성장 속도는 가히 기록적입니다.
시장 규모: 지난해 말 6조 617억 원이었던 순자산은 현재 14조 1,306억 원으로 불과 5개월여 만에 2배 이상 팽창했습니다.
상품 라인업: 상장 상품 수 역시 35개에서 43개로 늘어나며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자금의 흐름입니다. 지난해까지는 S&P500이나 테슬라 등 미국 자산을 섞은 상품이 시장을 주도했다면, 올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주를 담은 상품들이 왕좌를 탈환했습니다. 현재 이 분야 1위인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은 상장 3개월 만에 순자산 2조 원을 돌파하며 '국장 부활'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4. 관전 포인트: 27일 레버리지 대전 앞둔 '폭풍전야'
전문가들은 오는 27일 예정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이 채권혼합형 시장에도 긍정적인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초고위험 상품인 레버리지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수록, 이를 상쇄하기 위한 채권혼합형으로의 안정적인 자금 유입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라는 엔진에 자동차라는 바퀴를 단 이번 신규 상품이 14조 원 규모의 혼합형 ETF 시장을 어디까지 키워놓을지, 투자자들의 냉철한 안목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