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혜주로 신분 상승한 K-조선… 펀더멘털에 성장성까지 '장착'
반도체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인공지능(AI) 테마의 온기가 뜻밖에도 조선업계로 번지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이 경이로운 수익률을 뽐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기존 선박 건조 본업의 탄탄한 실적에 AI 산업 확장에 따른 새로운 동력이 더해지면서, 조선주 전반에 대한 긍정적인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달 만에 56% 껑충… 시장 휩쓰는 조선·기자재 ETF
27일 코스콤 ETF체크 자료를 보면, 'SOL 조선TOP3플러스레버리지' ETF는 최근 한 달간 무려 56.6%(분배금 재투자 기준)의 기록적인 수익률을 달성했다. 최근 일주일 수익률만 따져도 35.78%에 달해 전체 ETF 시장을 통틀어 1위 자리를 꿰찼다. 레버리지가 아닌 일반 상품들의 약진도 눈부시다. 특히 선박용 엔진과 LNG 보냉재 등 핵심 부품에 투자하는 'SOL 조선기자재'는 한 달 새 48.74% 급등하며, 여타 일반 조선주 ETF 평균(32.36%)을 16%포인트 이상 훌쩍 뛰어넘었다. 그 밖에도 'TIGER 200 중공업(33.71%)', 'KODEX 친환경조선해운액티브(31.68%)', 'KODEX 조선TOP10(29.98%)' 등이 줄줄이 30% 안팎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우리가 책임진다"… 6200억 잭팟 터진 HD현대중공업
조선 및 기자재 관련 ETF가 이토록 뜨거운 성적표를 받아든 배경에는 선박용 엔진 기업들이 AI 시대의 숨은 수혜주로 지목된 데 있다. 그 신호탄은 지난 22일 HD현대중공업이 쏘아 올렸다. 미국 아페리온 에너지 그룹과 6271억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용 엔진발전기(684MW급)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깜짝 발표한 것이다. 업계는 이 프로젝트에 주력 제품인 '힘쎈(HiMSEN) 엔진' 등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상인증권 이서연 연구원은 "폭증하는 AI 전력 수요를 감당하던 발전용 가스터빈의 가격이 치솟고 납기까지 밀리자, 그 훌륭한 대체재로 선박용 4행정 중속엔진이 각광받으며 실제 대규모 수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엔진 46% 폭등… 미국발 수주 훈풍에 관련주 일제히 불기둥
미국발 수주 잭팟 소식에 주가도 쾌속 질주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주가는 22일 이후 27일까지 16.84% 급등했다. 같은 기간 선박용 힘쎈엔진 등을 다루는 한화엔진과 STX엔진도 각각 46.04%, 18.61% 솟구치며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더불어 엔진 유지·보수(AM) 부문을 전담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 역시 21.96% 크게 오르며 동반 랠리를 펼쳤다.
"피크아웃 우려는 옛말"… 구조적 변화가 이끄는 밸류업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AI 수혜 모멘텀이 단발성 호재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다올투자증권 최광식 연구원은 "미국 데이터센터를 향한 발전용 엔진 수주 물꼬가 트이면서, 내년이면 조선업 실적이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것이라는 시장의 해묵은 '피크아웃'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는 구조적인 대전환이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러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당장 엔진 및 기자재 업체에서 두드러지고 있지만, 머지않아 조선업계 전체의 눈높이를 끌어올리는 강력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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