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CAPEX 폭발… "메모리는 이제 사이클 아닌 구조적 성장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대한민국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앞다퉈 올리고 있습니다. 주가가 단기 급락하며 고점 논란이 일었던 순간에도 외인들은 오히려 역대급 낙관론을 펼쳤는데, 그 바탕에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자본지출(CAPEX·미래 이익을 위한 시설 투자 비용) 폭발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34만 원에서 59만 원으로, SK하이닉스는 234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목표가가 400만 원대로 제시된 것은 전 세계 투자업계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입니다.
노무라는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자본지출 규모가 2030년 5조 1,300억 달러에 달하며 올해보다 5배 이상 급증할 것"이라며 "메모리 수요가 단순한 경기 순환을 넘어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현재 두 기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시가총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 고작 6배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 수준의 밸류에이션인 PER 20배를 적용받아야 마땅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장기공급계약(LTA)의 마법… PBR 시대 가고 PER 재평가 시대 왔다
미국 JP모간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48만 원과 300만 원으로 높여 잡으며 외인들의 'K-반도체 중독'을 증명했습니다. 기존 목표가 대비 무려 137%에서 166%나 높은 파격적인 수치입니다.
JP모간이 주목한 핵심 변화는 반도체 비즈니스 모델의 질적 변화, 즉 장기공급계약(LTA·물량과 가격을 장기로 묶어두는 계약) 체제로의 전환입니다. 과거 메모리 반도체는 전형적인 시클리컬(경기 민감) 업종으로, 업황에 따라 실적이 널뛰기를 반복해 주가 대접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필두로 차세대 D램과 낸드의 계약 방식이 LTA로 바뀌면서 실적의 불확실성이 극적으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JP모간은 전통적인 제조업에 쓰이던 주가순자산비율(PBR·청산 가치 기준 잣대) 대신, 고성장 빅테크 기업에 부여하는 PER을 적용해 '구조적 성장주'로 완전히 재평가(Re-rating)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다만, 삼성전자의 주주 환원 확대 여부와 SK하이닉스의 독보적인 현금 창출력 유지가 이러한 재평가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되었습니다.
하반기 ASP 최대 200% 폭등 전망… 외인 IB들의 거침없는 릴레이
미국 씨티그룹도 두 거인의 목표주가를 각각 46만 원과 310만 원으로 상향하며 낙관론에 화력을 보탰습니다. 씨티그룹은 올해 하반기에도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상승 랠리가 멈추지 않고 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하반기 D램과 낸드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0%와 186%라는 기록적인 폭등세를 이어갈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공급이 수요를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는 품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두 기업의 마진율이 극대화되어 주가를 계속해서 밀어 올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