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을 둘러싼 전쟁 공포로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빚을 내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계좌가 위기에 몰리고 있다. 초단기 외상 거래인 위탁매매 미수금이 이틀 연속 2조원을 넘어서면서 대규모 반대매매에 따른 시장 충격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틀 연속 미수금 2조 돌파…“이례적 이상 징후”
9일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위탁매매 미수금은 2조148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6일에는 2조983억원으로 전날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2조원대를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미수금이 2거래일 연속 2조원을 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미수거래는 통상 2거래일 안에 대금을 상환해야 하는 초단기 거래지만, 최근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미수금이 해소되지 않고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공포의 수요일 오나”…반대매매 임박
미수거래 투자자들은 오는 10일까지 부족한 대금을 입금해야 한다.
만약 이때까지 미납금을 갚지 못하면 11일 개장과 동시에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반대매매가 진행된다.
반대매매는 보통 하한가 수준에 가까운 가격으로 체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개인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안길 뿐 아니라 시장 전체 매도 물량을 늘려 추가 하락을 유발하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
반대매매 이미 급증…‘깡통계좌’ 현실화 우려
이미 시장에서는 경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약 777억원으로 전날보다 245% 급증했다.
6일에도 824억원 규모의 반대매매가 집행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깡통계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용융자·마통까지…개인 투자자 자금 압박
문제는 개인 투자자들의 추가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현재 33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에 근접해 있다. 여기에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최근 사흘 사이 1조3000억원이 늘어나며 개인 투자자의 레버리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대매매를 피하기 위한 선제적인 투매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이란 사태가 장기화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반대매매가 또 다른 하락을 부르는 ‘폭락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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