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로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90달러 선으로 내려오며 단기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시장에서는 전쟁 장기화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휴전 가능성과 전략비축유 방출 논의가 투자 심리를 일부 완화시키며 에너지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시장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중동 정세와 글로벌 원유 공급 상황이 금융시장과 투자 전략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렌트유·WTI 동반 하락…원유 가격 단기 조정
10일(현지시간) 기준 글로벌 벤치마크인 Brent Crude Oil 5월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7.15%(7.08달러) 하락한 배럴당 91.88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기준 유가인 West Texas Intermediate(WTI) 4월물 역시 6.88%(6.52달러) 내린 배럴당 88.25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전날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120달러에 근접했지만 이후 상승세가 진정되며 차익실현 매물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최근 유가 급등이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 정책, 에너지 기업 실적 전망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발언에 시장 긴장 완화
시장에서는 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투자 심리를 일부 완화시킨 요인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Strait of Hormuz 장악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세계 최대 원유 수송 통로로, 글로벌 원유 해상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이곳을 통과한다. 이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제 에너지 시장과 원유 공급망에 상당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중동 감산 가능성…에너지 시장 긴장 지속
해협 봉쇄로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일부 중동 산유국에서는 저장 공간 부족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일부 산유국들이 감산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Saudi Aramco의 최고경영자 Amin H. Nasser는 “이란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세계 에너지 시장에 파국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중동 석유·가스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지정학적 리스크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G7 전략비축유 방출 논의
전쟁으로 인한 공급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Group of Seven(G7) 에너지 장관들은 화상회의를 열고 전략비축유 공동 방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은 약 3억~4억 배럴 규모의 방출이 적절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선진국이 보유한 약 12억 배럴 비축유의 25~30% 수준이다.
전략비축유 방출은 국제유가 급등 시 시장 안정을 위해 활용되는 대표적인 정책 수단으로 평가된다.
국제유가 전망…투자자 관심 확대
에너지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낙관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Rapidan Energy Group의 대표 Bob McNally는 “시장은 현재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기 어렵고 결국 호르무즈 해협 항행이 정상화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Lipow Oil Associates의 Andy Lipow 사장은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이란이 향후 몇 시간 내 석유 인프라를 공격할 가능성 등 다양한 변수들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가 안정되지 않는 한 국제유가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 인플레이션, 에너지 관련 투자 전략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