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0원 육박한 고환율 변동성…외화 예금 및 환차손 방어 시급
7일 문지성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은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등 주요 글로벌 IB와 시중은행이 참석한 가운데 '외환시장 간담회'를 주재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지난 3월 31일 장중 1540원에 육박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자 시장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이에 따라 환율 변동성에 대비한 외화 예금 및 환차손 방어 전략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상황이 진정될 경우, 환율 변동성이 빠른 속도로 완화될 것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재경부는 전했다. 특히 문 관리관은 앞으로 외환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한 근거로 4가지를 제시했다. 이는 글로벌 자산 배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의 핵심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장 먼저 외환 상황을 수치로 가장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것은 역대급 수출 호조다. 올해 1월 경상수지는 132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1월 기준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00% 이상 증가하며 달러 유입의 물길을 텄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3일 "1분기 무역흑자가 498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언급하며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유입 확대를 강조했다. 이러한 수출 호조는 관련 가치주의 배당 수익률 상승과 직결되어 스마트머니의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
RIA 흥행과 WGBI 편입 효과…비과세 계좌 점검 나선 스마트머니
두번째로 정부는 3월 23일 출시된 국내시장복귀계좌(RIA)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RIA는 지난 2일까지 23개 증권사에서 모두 9만1923개의 계좌를 개설하며 흥행몰이를 했다. 이는 환전 수수료 우대 혜택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발 빠른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RIA는 해외 주식을 매도해 국내에 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는 제도로, 5월 말까지 복귀하면 최대 100% 공제 혜택을 적용한다.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달러 자산을 국내로 되돌리는 강력한 유인책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절세 계좌를 활용한 비과세 혜택 점검이 하반기 재테크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세번째 근거는 1일부터 개시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8개월 간 최대 6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단계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4월 중 발표될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가 환율 변동성의 완충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향후 연금저축 및 퇴직연금(IRP) 시장의 자금 이동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해외 투자를 위해 대규모 달러를 매수하며 환율 상승의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더 높이는 뉴프레임워크를 통해 외환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국내 증시의 안정성을 높여 인프라 펀드와 배당주 투자의 매력도를 끌어올리게 된다.
유가 130불 돌파 위기감…원자재 ETF 헷지 및 수수료 비교 필수
그러나 아직 낙관만 하기에는 중동 전쟁의 불확실성이 너무 높다는 것이 문제다.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더라도, 전쟁 여파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서면 에너지 수입 비용이 수출 이익을 단숨에 잠식할 수 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한국의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낮추고, 물가 전망치는 1.8%에서 2.7%로 상향했다. 전쟁에 따른 에너지 비용 상승을 추가 변수로 대입한 결과다. 따라서 극단적인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쇼크에 대비하기 위해 원자재 ETF 등을 활용한 리스크 헷지(Hedge)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기대를 모으는 RIA도 계좌 개설 수는 2일 기준으로 9만 개가 넘었지만, 예치액으로 보면 4826억원으로 아직 5000억원에 못 미친다. 달러로 환산하면 3억2000만 달러 정도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RIA 개설이 시작된 3월 23일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1587억 달러였고, 4월 3일에는 1552억 달러로 35억 달러가 줄었다. 고환율 랠리 속에서 달러 투자와 원화 자산 간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따지고 보면 RIA 계좌에 들어온 돈은 미국주식 보관금액 감소분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욱이 장중 한 때 환율이 1540원에 육박하며 최고치를 찍은 3월 31일을 기점으로,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다시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일단 계좌만 만들어놓고 어느 쪽이 유리할지 상황을 지켜보는 관망형이 상당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WGBI 자금 유입은 8개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지지만,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자금 유출은 단 며칠 만에도 발생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환헤지 전략으로 완충 작용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전쟁 장기화로 미국 물가가 오르면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지고, 이는 한미간 금리 역전 현상을 지속시키면서 달러 유출 압력을 높이게 된다. 이처럼 복합적인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는 증권사별 수수료 면제 이벤트를 비교하고 비대면 계좌를 선제적으로 개설하여 대응력을 높이는 것이 유리하다.
물론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은 과거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단단해졌다. 다만 전쟁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는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 고공행진을 이어갈지, 다시 1400원대로 내려올지는 아직 안갯속이다. 2026년 봄, 외환시장은 지금 불안과 기대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수록 개인 투자자들은 무리한 베팅보다 매매 차익 비과세 및 과세 이연 혜택이 확실한 안전자산 위주의 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축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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