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톱 '삼전닉스', ETF 시장의 흥행 보증수표로 부상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묶어 부르는 이른바 '삼전닉스'입니다. 자산운용사들은 앞다투어 이 두 반도체 대장주의 편입 비중을 높인 ETF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두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도 안전자산인 채권을 혼합한 '채권혼합형' 상품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위험자산 70% 룰' 우회… 퇴직연금 계좌 100% 편입 매력
이들 채권혼합형 상품의 강력한 흥행 비결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 및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에 자산의 100%까지 꽉 채워 담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현행 규정상 퇴직연금 계좌 내 주식형 ETF와 같은 위험자산은 최대 70%까지만 편입이 허용됩니다. 하지만 채권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채권혼합형 상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규제의 틀 안에서도 계좌 내 주식 비중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혜택을 누리게 됩니다.
KB자산운용 최단기 1조 돌파… 경쟁사도 속속 합류
이 시장의 포문을 연 KB자산운용이 압도적인 흥행을 거두자, 업계 전반으로 유사 상품 출시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상장한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는 지난 20일 기준으로 순자산 1조 원을 돌파하며 국내 채권혼합형 ETF 역사상 최단기간 1조 원 달성이라는 진기록을 세웠습니다. 이에 발맞춰 삼성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등도 자산의 절반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하고 나머지를 우량 국고채로 채운 비슷한 구조의 상품들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습니다.
커버드콜부터 초압축 투자까지… 끝없이 진화하는 반도체 ETF
채권혼합형 외에도 반도체 대장주를 다각도로 활용한 상품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반도체 상위 10개 기업에 투자하는 동시에 커버드콜 전략을 덧입혀 매월 안정적인 현금흐름(배당)을 창출하는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또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한미반도체를 더한 핵심 3개 종목에 자산의 75%를 집중적으로 쏟아붓는 '압축 투자형' ETF를 운용하며 투자자들의 다변화된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영리한 수요 반영" vs "안전 자산 취지 훼손" 엇갈린 시선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장기 투자하면서, 이를 퇴직연금 계좌에 온전히 담아내고 싶은 투자자들의 영리한 수요가 빚어낸 결과"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도적으로만 안전자산으로 분류될 뿐 실질적인 주식 투자 비중이 높아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금 분산을 권고하는 '안전자산 30% 유지 규정'의 본래 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우려 섞인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AI 시대 최대 수혜주"… 식지 않는 반도체 장기 랠리 기대감
한편,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의 폭발적인 확산에 힘입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인 고성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KB증권은 관련 보고서를 통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시장의 급성장으로 인해 기기 내 메모리 반도체 탑재량 증가와 수요 확대는 필연적인 흐름"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AI 산업혁명의 최대 수혜주로서 중장기적인 성장 매력이 더욱 돋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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