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올해 코스피를 56조 원 넘게 팔아 치우면서 코스피의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이 글로벌 증시 변동성 속에서 올해 들어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반도체, 자동차 등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에 나선 외국인의 ‘셀 코스피’가 계속된다면 국제유가 상승 및 중동 전쟁 이후 조정된 주가 반등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1월 1185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2월 21조731억 원어치, 지난달 35조8806억 원어치를 잇달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달 1, 2일에도 순매도를 이어가다 3일 8035억 원 순매수로 전환하며 금리 방향성을 주시하며 11거래일 연속 ‘팔자’를 멈췄다.
시총 비중 36%대 턱걸이…외국인 이탈에 흔들리는 국장 펀더멘털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에 보유 중인 주식 비중이 환율 리스크 속에 올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36.27%였던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2월 말에는 38.1%까지 늘었으나 지난달 말에는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다시 36.28%까지 내리며 지난해 말 수준으로 돌아갔다.
차익 실현 타깃 된 삼성전자·현대차…'반도체 투톱' 96% 집중 매도
외국인은 올해 주가가 많이 오른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 흐름에 맞춰 순매도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37조2508억 원, 17조6297억 원 순매도했다. 올해 외국인 순매도의 96%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이슈가 맞물린 ‘반도체 투 톱’에 집중됐다. 현대차(―7조7446억 원), 삼성전자 우선주(―1조4204억 원), 기아(―1조492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55.3%)와 SK하이닉스(+34.56%), 현대차(+58.85%)의 올해 수익률은 코스피 수익률(+27.6%)을 크게 웃돌았다. 반도체 ETF와 자동차 기업에서 큰 수익을 낸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전쟁 리스크에 에너지 가격 급등 직격탄…원화 자산 매력도 급감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위험 자산인 아시아 주식의 매도 압력으로 작용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에너지 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하고,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원자재 시장을 흔드는 중동 전쟁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가 입장에서는 원화 자산에 투자했다가 발생하는 환율 변동성 및 환차손도 부담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1500원 뚫은 고환율 쇼크…가만히 있어도 4% 넘는 환차손 발생
실제로 금리 인상 리스크가 반영되며 올 1월 2일 1441.8원이었던 원-달러 환율 종가는 이달 3일 1505.2원으로 4.4% 상승했다. 달러를 원화로 바꿔 주식을 산 입장에서는 글로벌 증시 움직임과 별개로 4%가 넘는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반도체 팔 만큼 팔았나…포트폴리오 재편 나서는 외국인 귀환 주목
다만 반도체와 자동차 주식을 팔 만큼 판 외국인이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을 안고 매수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B증권 김민규 연구원은 “외국인 포트폴리오가 중립에 가까워진 만큼 반도체 ETF 외 다른 섹터에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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