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폭풍 랠리'에 펀드 지형도 뒤집혔다… 美 증시 밀어낸 K-ETF


"미국 주식 비켜"… 코스피 훨훨 날자 K-ETF 시총 역전극

연일 계속되는 코스피의 불기둥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판도까지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미국 증시를 추종하는 ETF들이 덩치 면에서 최상위권을 독식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한국 증시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TF들이 미국 상품들을 가뿐히 추월한 것이다. 26일 한국거래소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4일 기준 코스피 및 코스닥을 추종하는 시가총액 상위 10개 ETF의 합산 규모는 무려 79조 32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나스닥과 S&P500 등 미국 대표 지수를 좇는 상위 10개 상품의 총액(61조 41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단숨에 몸집 2배 불린 K-증시 ETF… 美 수익률 압도

사실 지난해 연말(2025년 12월 30일)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형 ETF 상위 10개 종목의 시총은 37조 5900억 원에 머물며, 48조 2900억 원을 기록했던 미국 증시형 ETF에 10조 원가량 뒤처져 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은 180도 반전됐다. 넉 달 만에 국내 주식형 ETF 톱10의 시총은 2배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세(111.01%)를 뽐내며 79조 원대로 껑충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증시형 ETF 상위 10개 종목의 시총 상승률은 27.16%에 그치며 한국 증시의 맹렬한 기세를 당해내지 못했다.

왕좌 내준 S&P500… 'KODEX 200' 전체 1위 탈환

개별 ETF 시장의 '절대 왕좌' 자리도 주인이 바뀌었다. 작년 연말 전체 시총 1위는 S&P500 지수를 따르는 'TIGER 미국S&P500(12조 7103억 원)'의 차지였고,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KODEX 200(11조 7192억 원)'은 2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해 1월 27일을 기점으로 KODEX 200이 1위 자리를 탈환하며 전세가 완벽히 역전됐다. 격차는 갈수록 벌어져 이달 24일 기준 KODEX 200의 시가총액은 작년 말 대비 두 배 가까이 치솟은 21조 9128억 원을 기록, 16조 4252억 원에 머문 TIGER 미국S&P500을 5조 원 넘게 여유 있게 따돌렸다.

코스피 53% '세계 1위' 폭등장에 쏠린 투심

증권업계는 연일 신기록을 써 내려가는 코스피의 압도적인 랠리가 이러한 ETF 지각변동의 핵심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여준 것은 무려 53.66% 급등한 코스피였다. 같은 기간 나스닥(6.86%)과 S&P500(4.67%)의 성적표와 확연히 대비된다. 코스닥 역시 30.08%나 뛰어오르며 미 증시를 가볍게 눌렀다. 활황에 힘입어 상품 출시 트렌드도 변했다. 미국 증시형 ETF는 작년 말 202개에서 최근 181개로 쪼그라든 반면, 국내 증시형 ETF는 389개에서 421개로 쑥쑥 늘어났다.

톱20 싹쓸이 시동 거는 K-ETF… K-반도체 펀드 '돌풍'

상위권 생태계에서도 국내 상품들의 질주가 매섭다. 전체 시총 20위권 내에 포진한 국내 증시형 ETF는 지난해 말 KODEX 200 등 5개에 불과했으나, 최근 'TIGER 반도체TOP10', 'KODEX 코스닥150' 등 4개가 새롭게 진입하며 총 9개로 대폭 늘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국내 반도체 핵심 기업 10곳을 담은 'TIGER 반도체TOP10'의 비상이다. 작년 말 시총 2조 8274억 원으로 21위에 그쳤던 이 펀드는 24일 기준 9조 8900억 원으로 몸집을 3배 이상 불리며 단숨에 전체 3위로 수직 상승했다. 과거 더 덩치가 컸던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4조 6204억 원)'을 가뿐히 추월한 성적이다.

"실적 호조에 자금 쏠림 가속… K-증시 전성시대 계속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형 ETF로의 거대한 뭉칫돈 이동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향후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의 수익률 격차가 더욱 확대될수록 연내 지속적인 자금 유입 가능성이 활짝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사상 최대 실적 달성과 2027년 영업이익 1000조 원 돌파 등 가시적인 펀더멘털 개선 전망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귀환과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대이동을 이끄는 강력한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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