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개미가 밀어올린 400조 쾌거… 폭풍 성장하는 ETF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순자산 400조원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반도체 호황에 올라탄 국내 증시의 강세와 더불어, 소중한 노후 연금을 ETF로 굴리려는 개인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시장 파이가 무섭게 커지고 있는 것이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5일 기준 ETF 순자산은 하루 만에 약 6조원이 훌쩍 뛰며 404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국장 랠리와 정부의 적극적인 증시 부양책이 시너지를 내면서, 똑똑한 개미들이 개별 주식의 위험을 피하고 분산 투자의 효율성을 누릴 수 있는 ETF를 핵심 투자처로 점찍은 결과다.

수급의 왕으로 등극한 ETF… 외인 빈자리 거뜬히 채워

이번 400조 돌파의 일등 공신은 단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반도체 투톱'이다. 역대급 실적 기대감에 자금이 쏟아지며 관련 주식형 ETF들의 몸집이 폭발적으로 불어났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코스피가 3000선에서 6000선으로 두 배 뛰는 동안 ETF가 시장의 핵심 수급 엔진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외국인이 53조원 넘게 짐을 싸며 시장을 이탈하는 사이, 증권사(금융투자)들이 ETF 헤지 물량으로 64조원 이상을 사들이며 하락을 방어하고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과거 외국인 자금에 휘둘리던 국장이 이제는 개인과 ETF 주도의 탄탄한 체질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패시브는 가라? 코스닥 열풍 타고 '액티브 ETF' 전성시대

투자자들의 자금은 'KODEX 200', 'KODEX 코스닥150', 'TIGER 반도체TOP10' 등 굵직한 국내 지수와 반도체 테마에 집중적으로 몰렸다. 여기에 최근 코스닥 부양 기대감이 더해지며 펀드 매니저의 역량으로 초과 수익을 노리는 액티브 ETF도 무서운 기세로 돈을 빨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상장한 코스닥 액티브 ETF 두 곳에만 단숨에 1조5000억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리며 시장의 질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펀더멘털 개선에 기반한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면, ETF로 유입된 자금이 다시 증시를 밀어 올리는 선순환 구조가 한층 뚜렷해질 전망이다.

우후죽순 쏟아지는 '붕어빵' 펀드… 과장 광고 철퇴 맞나

하지만 눈부신 성장 이면에는 씁쓸한 그림자도 존재한다. 유행하는 테마가 생기면 자산운용사들이 차별성 없는 비슷한 상품을 마구잡이로 찍어내는 '쏠림 현상'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AI, 우주항공 등 특정 핫한 테마에 수십 개의 펀드가 난립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편입 비중의 절반가량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동소이한 경우가 태반이다. 이렇듯 붕어빵 상품들이 넘쳐나다 보니 치열한 마케팅 경쟁 속에서 무리수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에 편승해 앞다퉈 과장 광고를 내보내던 일부 운용사들은 결국 금융감독원의 현장 점검이라는 철퇴를 맞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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