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금리·환율 '3고' 덮친 韓 경제…한은, 인플레이션 압박 속 진퇴양난


 물가·금리·환율이 모두 치솟는 '3고(高)' 압박 속에 한국은행이 글로벌 증시 변동성 및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로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시장은 한은이 이번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환율 방어 등을 고려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동결' 신호를 보낼 것으로 점치고 있다.

10일 금통위 '만장일치 동결' 전망 우세…거시 경제 불확실성에 선택지 실종

6일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거시 경제 불확실성을 반영해 2.50%인 기준금리를 10일 만장일치로 동결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3고 현상이 현실화하면서 사실상 금리 인상 등 동결 외 선택지가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창용 한은 총재가 주재하는 마지막 금통위라는 점도 정책 변화보단 ETF 투자 심리 등 관망에 무게를 싣는 배경으로 꼽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금리를 인하하면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불안이 심화하고, 인상하면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가 반감된다"며 상당 기간 동결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통위가 동결을 결정할 경우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이후 7차례 연속 묶이게 된다.

국제유가 110달러 돌파에 물가 '비상'…환율 1500원 돌파 고공행진

이번 금통위에서 매파적 신호를 보내 글로벌 증시의 기대와 달리 금리인하 사이클 종료를 사실상 공식화할 것이란 의견도 적잖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은 물가 안정 의지를 보다 명확히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폭등과 물가 '도미노 상승' 조짐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올랐다. 설 연휴 당시 크게 올랐던 농축수산물·여행 품목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려 속에 2월 상승률(2.0%)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석유류 가격이 9.9% 뛰는 등 배럴당 110달러 선을 넘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등 원유 가격 급등세를 고스란히 반영한 영향이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고유가 영향이 본격화하면 물가상승률은 3분기 3.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 변동성 속 환율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원 오른 1,506.3원에 마감했다. 8거래일 연속 1,500원 선을 넘기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대출금리 무서운 상승세, 주담대 7% 훌쩍…시장금리는 3회 인상 선반영

전쟁으로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인플레이션 리스크 속 대출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신규 취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평균 4.62%로 5년 전(2021년 3월) 대비 약 1.8%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상단은 이미 7%를 넘겨 대외 경제 변동성 속 차주 부담을 키우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도 한은이 금리 인상에 돌입했던 2021, 2022년과 비슷한 수준까지 치솟은 것이다. 안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이미 약 3회 수준의 금리 인상을 선반영했다"며 "앞으로는 매파적 금통위보다는 원자재 및 국제유가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물가 잡기 총력전…연내 최소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 '무게'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 속 연내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 등 외국인 수급이 마무리되고, 근원물가가 2% 중반을 넘어서는 10월에 한 차례 인상될 것"이라며 "만약 근원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올 경우 8월 금통위에서 전망 경로 수정과 함께 선제적으로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내다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투자 포트폴리오 재편이 예상되는 3분기 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한다"며 "근원물가 추이와 기대인플레이션이 크게 악화될 경우 3, 4분기 연속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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