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위기에도 거침없는 랠리… K-증시, 사상 첫 시총 6000조 시대 개막
미국과 이란 간의 일촉즉발 전쟁 위기감이 시장을 맴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합산 시가총액 6000조 원'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폭발적인 상승세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 또한 장중과 종가 기준으로 나란히 6600선을 최초로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코스피 6615로 화려한 마감… 가속도 붙은 시총 팽창 속도
2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9.40포인트(2.15%) 훌쩍 뛰어오른 6615.0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6533.60으로 산뜻하게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한때 6657.22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점을 가볍게 경신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22.34포인트(1.86%) 상승한 1226.18로 장을 마감했다. 두 시장의 몸집을 합치면 코스피 5421조 5542억 원, 코스닥 679조 5452억 원으로 총 6100조 원을 훌쩍 넘긴다. 지난해 7월 3000조 원 고지를 밟은 뒤 불과 반년 남짓 만인 올 2월 5000조 원을 돌파하더니, 이제는 6000조 원마저 넘어서며 증시 규모 팽창에 무서운 가속도가 붙고 있다.
"반도체 호황 좋지만"… 짙어지는 과열 그림자, '고위험 ETF'로 쏠린 눈
이러한 거침없는 랠리는 반도체 산업의 슈퍼 사이클이 주도하는 거대한 실적 장세 덕분이다. 하지만 시장이 연일 불을 뿜으면서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고등도 함께 켜지고 있다. 끝을 모르는 상승장에 흥분한 투자자들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수 상승의 2배 수익을 노리는 '레버리지'나 하락에 2배로 베팅하는 '곱버스' 등 초고위험 상장지수펀드(ETF)로 불나방처럼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ETF 거래 30%가 '레버리지·곱버스'… 외국인 제친 개미들의 화력
한국거래소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ETF 거래대금에서 이들 고위험 레버리지 및 곱버스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월 25.1%에서 2월 27.2%, 3월 29.0%로 매달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레버리지 ETF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거래 비중은 46%에 달해, 외국인 투자자(38%)의 화력을 훌쩍 뛰어넘었다. 반도체발 훈풍과 정부의 상법 개정 등 증시 부양책에 강한 자신감을 얻은 개미들이 공격적인 베팅에 나선 결과다.
"펀더멘털 아닌 널뛰기 장세 탑승"… 전문가들 '치고 빠지기' 경계령
다만 개인 투자자들의 이러한 극단적인 레버리지 선호 현상을 두고, 한국 증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믿고 투자한다기보다는 널뛰는 변동성에 올라탄 위험한 '단타 놀이'에 가깝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동국대학교 이준서 교수는 "기업의 가치나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투자하기보다는, 변동성을 이용해 짧은 기간 안에 치고 빠지겠다는 투기적 심리가 강하게 작동한 결과로 봐야 한다"며 맹목적인 단기 매매 추종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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