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안 담으면 손해"… 8000 코스피가 증명한 '대형주 불패'와 동일가중의 굴욕

 


 코스피 8000 시대, 하지만 '그들만의 잔치'는 더 심해졌다

코스피 지수가 7000선을 돌파한 지 단 4거래일 만에 7999선까지 치솟으며 유례없는 폭등장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수 숫자가 주는 화려함 뒤에는 극심한 '양극화'라는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단순히 시장 전체에 투자했다고 생각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어떤 '방식'으로 담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최대 3배까지 벌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총 가중 vs 동일가중: 수익률이 '3분의 1 토막' 난 이유

지수를 추종하는 방식의 차이가 이번 랠리에서 승자와 패자를 갈랐습니다. 시가총액이 큰 종목을 많이 담는 시가총액 가중 방식과 모든 종목을 똑같은 비중으로 담는 동일가중 방식의 성적표는 처참할 정도로 차이가 납니다.

  • 승승장구 시총 가중: 대표적인 상품인 KODEX 200TIGER 200은 최근 한 달간 약 35%의 수익률을 거뒀고, 연초 대비로는 무려 97~98%에 달하는 경이로운 성적을 냈습니다. 지수 상승분을 온전히 흡수한 결과입니다.

  • 고전하는 동일가중: 반면 특정 종목 쏠림을 막기 위해 비중을 똑같이 맞춘 동일가중 ETF들의 한 달 수익률은 8~9%대에 그쳤습니다. 연초 대비 수익률 역시 30%대에 머물며, 시총 가중 방식과 비교하면 3분의 1,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집어삼킨 국장… 쏠림의 민낯

수익률 격차가 이토록 벌어진 핵심 원인은 국내 증시가 사실상 '반도체 투톱'에 의해 움직이는 블랙홀 장세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전체의 47%에 육박합니다.

하락 종목이 5배 더 많은 '기형적 상승'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지난 11일, 상승한 종목은 단 147개뿐이었지만 하락한 종목은 그 5배가 넘는 738개에 달했습니다. 지수는 오르는데 내 계좌는 파란불인 투자자가 속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가는 놈만 간다"… 동일가중의 역설

보통 동일가중 방식은 시총 상위 대형주가 주춤하고 중소형주가 힘을 낼 때 유리한 전략입니다. 대형주 비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더 담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가는 놈만 가는" 극단적인 쏠림 장세에서는 동일가중 전략이 오히려 독이 됩니다. 가장 많이 오르는 반도체 대장주들의 비중을 강제로 낮추고, 힘을 쓰지 못하는 나머지 190여 개 종목을 억지로 많이 들고 있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금의 코스피는 지수의 탈을 쓴 '반도체 초밀집 장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분산 투자의 미덕을 살린 동일가중 전략이 오히려 시장 수익률을 갉아먹는 역설적인 상황은, 우리 증시의 대형주 의존도가 얼마나 위험한 수준까지 치솟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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