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가 쏘아 올린 '전력설비' 랠리… 최고 16%대 급등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인공지능(AI) 전력 인프라 관련 종목들이 압도적인 수익률을 뽐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국내 ETF(레버리지·인버스 및 거래량 10만 주 미만 제외) 중 수익률 1위는 무려 16.50% 급등한 'KODEX AI전력핵심설비'가 차지했습니다. 이 밖에도 'HANARO 전력설비투자(16.30%)', 'RISE AI전력인프라(15.19%)', 'TIGER 코리아AI전력기기TOP3플러스(13.90%)' 등 전력 관련 ETF들이 나란히 수익률 최상위권을 휩쓸었습니다.
이러한 폭발적인 상승세의 배경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전력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전력 인프라 수요에 대한 굳건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된 것입니다. NH투자증권 정연우 연구원은 "전기화 추세와 AI 투자 확대로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 중심의 전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구조적인 수요 폭발이 전력 업종의 탄탄한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호르무즈 묶인 중동 리스크… '원유 ETF' 덩달아 고공행진
에너지 관련 ETF 역시 국제 유가 상승세에 올라타며 매서운 강세를 보였습니다. 이란 전쟁을 비롯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과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시장의 불안을 자극하며 유가를 높은 수준으로 밀어 올린 결과입니다.
이에 따라 'KODEX WTI원유선물(H)'이 14.57%, 'TIGER 원유선물Enhanced(H)'가 13.97% 급등했습니다. 원유 가격 상승이 정유사들의 정제 마진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에너지 업종 전반의 투자 심리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한국투자증권 이충재 연구원은 "설령 이란 전쟁이 끝나고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풀리더라도, 중동의 석유 생산량이 80% 수준까지 회복되는 데는 최소 8~10주가 걸릴 것"이라며 당분간 고유가 기조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너무 빨리 올랐나"… 차익 매물 쏟아진 美 우주항공·원자력
반면, 한동안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미국 우주항공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관련 ETF들은 하락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TIGER 미국우주테크'가 -12.29%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가운데, 'ACE 미국SMR원자력TOP10(-10.29%)', 'KODEX 미국원자력SMR(-10.07%)', 'SOL 미국우주항공TOP10(-9.35%)' 등이 줄줄이 파란불을 켰습니다.
이는 산업의 펀더멘털 문제라기보다는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그동안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커졌고, 최근 시장의 돈줄이 당장의 실적 가시성이 뚜렷한 'AI 전력' 테마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단기 조정을 겪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단기 조정일 뿐, 중장기 성장 테마는 유효"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들 소외된 테마에 대해서도 섣부른 비관론은 경계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차익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우주항공과 원자력 산업에 대한 중장기적인 성장 기대감은 여전히 훼손되지 않았다"며,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전력 부족 문제와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 속에서 우주항공과 SMR 산업 역시 머지않아 재차 시장의 강력한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