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신기록 행진에 외국인 지분 가치 '사상 최고치'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거침없는 랠리를 펼치면서,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들의 주식 보유 잔액이 역사상 처음으로 2000조 원을 돌파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최애' 종목인 반도체 대장주들의 몸집이 무섭게 불어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외인 코스피 시총 2004조… 역대 최대 비중 '턱밑'
28일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3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내 외국인 보유 주식의 시가총액은 2004조 3536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00조 원 선을 넘긴 것은 이번이 최초다. 코스피 전체 시총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37.75%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2020년 2월(39.26%)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코스닥 시장 역시 외국인 시총이 68조 1289억 원을 기록해 지난달 세운 최고치에 근접했으며, 양대 시장을 합친 외국인 자산 규모는 무려 2072조 4825억 원에 달한다.
'삼전·하이닉스' 싹쓸이… K-반도체 폭등이 주역
이러한 폭발적인 자산 증식의 1등 공신은 외국인들이 바구니에 가득 담은 대형주들의 눈부신 주가 상승이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외국인 보유액이 가장 큰 코스피 종목은 삼성전자(646조 4045억 원), SK하이닉스(488조 9538억 원), 삼성전자우(100조 2370억 원), SK스퀘어(52조 462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4개 종목은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적게는 34%에서 많게는 69%까지 수직 상승하며 외국인들의 지분 가치를 크게 끌어올렸다.
장중 6700 뚫은 코스피… 외인 3.2조 폭풍 매수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산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달에만 3조 2098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코스피의 장중 6700선 돌파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때 6712.73까지 고점을 높였고, 결국 전장 대비 25.99포인트(0.39%) 상승한 6641.02로 거래를 마쳤다. 이달 외국인 순매수 장바구니의 최상단에는 SK하이닉스(1조 3717억 원), 두산에너빌리티(1조 1085억 원), 삼성전자(1조 404억 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ETF도 '국장 롱 베팅'… 레버리지·TR 상품 뭉칫돈
실제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의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외국인이 가장 강하게 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는 지수 성장을 고스란히 좇는 'TIGER MSCI KOREA TR'로, 무려 5101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더불어 지수 상승의 2배 수익을 노리는 'KODEX 레버리지(518억 원)'와 'TIGER 레버리지(223억 원)' 등 롱(Long) 포지션 ETF들도 적극적으로 쓸어 담았다.
"반도체 호실적이 매수세 자극… AI 사이클 훈풍 계속"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지난달까지 팔자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매수 우위로 돌아서며 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특히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탄탄한 실적 기대감이 부각된 것이 외국인들의 강력한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역시 글로벌 AI 산업의 호황 사이클이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월 변동성 주의보… 중동 위기·고금리 장기화는 변수
다만,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끝나가고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금리 요동 등은 향후 시장의 변수로 꼽힌다. 유안타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다가오는 5월에는 국제 유가 오름세와 인플레이션 압박, 그리고 높은 금리가 오래갈 수 있다는 시장의 불안감이 겹치면서 국내외 주식시장과 금리의 변동성이 한층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명 대통령 "증시 정상화 효과 뚜렷… 여전히 저평가"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열린 국무회의 자리에서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금융 시스템 개편 작업이 주식시장 정상화라는 가시적인 큰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주식시장은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여전히 디스카운트(저평가)되어 있는 상태"라고 짚으며, 흔들림 없는 자본시장 정상화 추진 의지를 다시 한번 확고히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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