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매도 릴레이… 코스닥 ETF에서 짐 싸는 개미들
코스피가 8000선을 향해 질주하는 역대급 불장 속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코스닥 시장을 향한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간(4월 14일~5월 13일) 주요 코스닥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쉴 새 없이 자금을 빼내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순매도 규모: 이 기간 개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코스닥 상품은 'KODEX 코스닥150'으로, 순매도액만 무려 7,348억 원에 달하며 전체 ETF 중 순매도 2위를 기록했습니다.
레버리지와 액티브도 예외 없음: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5,911억 원·3위)와 'TIGER 코스닥150'(2,268억 원·5위) 역시 대규모 순매도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3월 야심 차게 출시된 'KoAct 코스닥액티브' 등 액티브 ETF에서도 수천억 원이 빠져나갔습니다.
증발한 순자산: 개인들의 매도세가 20거래일 넘게 멈추지 않으면서(KODEX 25거래일, TIGER 26거래일 연속 매도), 국내 코스닥 ETF의 전체 순자산총액은 한 달 전 15조 8,634억 원에서 14조 8,68억 원으로 약 1조 7,766억 원이나 쪼그라들었습니다.
2. "수익률 4배 차이"… 블랙홀처럼 자금 빨아들이는 코스피
코스닥 ETF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한 가장 큰 이유는 코스피와의 극심한 '수익률 격차' 때문입니다. 코스닥 지수가 뒷걸음질 친 것은 아닙니다. 한 달 사이 1090선에서 1190선으로 9.2% 오르며 나름의 선방을 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5800선에서 7980선으로 무려 37.6% 급등하며 코스닥의 상승률을 초라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양 시장의 지수를 이끄는 대형주 간의 성적표는 더 뼈아픕니다. 코스피 대형주(시가총액 1~100위) 지수가 38.09% 폭등하는 동안, 코스닥 대형주 지수는 7.23% 상승에 그쳤습니다.
결국 코스닥의 굼뜬 상승세에 지친 개인 투자자들이 반등 시점을 이용해 차익을 실현한 뒤, 수익률이 폭발하고 있는 코스피 ETF(KODEX 200, TIGER 200 등)로 자금을 공격적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풀이됩니다.
3. 2차전지 부진·바이오 악재에 '대장주 이탈' 삼중고
코스닥 시장이 이토록 힘을 쓰지 못하는 배경에는 시장을 견인해야 할 시가총액 상위 주도주들의 연이은 부진과 악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투톱의 침묵: 2차전지 업황 반등의 기대감을 모았던 시총 2, 3위 에코프로비엠(-0.95%)과 에코프로(-6.05%)가 최근 한 달간 오히려 약세를 보이며 지수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제약·바이오의 신뢰 하락: 비만 치료제 등 굵직한 테마로 지난 3월 시총 1위까지 올랐던 삼천당제약은 계약 내용 불투명 의혹에 휩싸이며 한 달 새 주가가 24.14%나 폭락, 투자 심리를 급격히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 리스크: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1위(약 20조 원 규모)인 알테오젠마저 올해 안으로 코스피 이전 상장을 준비 중입니다. 초대형 우량주가 짐을 싸서 떠날 경우 코스닥 지수가 받을 하락 압력이 막대하기에, 유관 기관들이 나서서 이전 상장 재고를 요청할 정도로 위기감이 고조된 상태입니다.
4. 반등의 열쇠: 주도주의 부활과 정부의 '심폐소생술'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으려면 2차전지, 바이오, 그리고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멈춰 선 심장(주도 업종)이 다시 뛰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칼을 빼 들었다는 것입니다.
이달 말 정부 주도의 '국민성장펀드'가 공식 출범하여 시장에 마중물을 공급할 예정이며, 이르면 하반기부터 우량 기업을 우대하는 '코스닥 시장 승강제'가 도입되어 시장의 체질 개선이 이뤄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