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한도 70% 뚫어라"… '삼전·SK하이닉스' 품은 채권혼합형 ETF로 뭉칫돈 쏠림

 


퇴직연금 '안전자산' 룰 틈새 공략… 우회 투자 전성시대

퇴직연금 계좌 내에서 주식 투자 비중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려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채권혼합형 상장지수펀드(ETF)'로 거침없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현행 제도상 안전자산으로 취급받지만 실제로는 자산의 절반가량을 주식으로 채울 수 있는 이 상품의 독특한 구조를 활용해,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합법적으로 극대화하는 이른바 '우회 투자' 전략이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는 모습입니다.

한 달 새 7500억 싹쓸이… 반도체 혼합형 ETF '돌풍'

25일 코스콤 ETF체크 통계 자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ETF 상위 10위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편입한 채권혼합형 상품 두 개가 나란히 랭크되었습니다.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 채권혼합50'에 4472억 원,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 채권혼합50'에 3079억 원이 유입되며 두 상품에만 도합 7551억 원의 거금이 쏟아졌습니다. 똑같은 구조의 상품들이 앞다투어 상위권을 휩쓴 것은, 단순한 단기 테마성 투자를 넘어 퇴직연금 자금을 중심축으로 한 구조적인 대이동이 시작되었음을 시사합니다.

주식 꽉꽉 채우는 마법의 상품… 위험자산 선호도 뚜렷해져

주식과 채권을 반반씩 섞어 담는 채권혼합형 ETF는 확정기여형(DC) 및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됩니다. 원래 연금 계좌에서 주식형 펀드 같은 위험자산은 전체의 70%까지만 담을 수 있게 제한되어 있지만, 이 채권혼합형 상품을 활용하면 30%의 안전자산 의무 비율을 채우면서도 실질적인 주식 투자 비중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퇴직연금 시장에서 원리금 보장형 자산은 2.8% 감소한 반면 실적 배당형(위험자산) 자산은 20%나 급증했습니다. 수익률을 좇아 채권혼합형 ETF로 자산을 재배치하는 공격적인 투자 성향이 지표로 확인된 셈입니다.

K-반도체 향한 굳건한 믿음… 해외는 '암호화폐'까지 빗장 푼다

특히 천문학적인 자금이 몰린 혼합형 ETF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투톱에 집중 투자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입니다. 이는 단순한 자산 배분 차원을 넘어, 향후 펼쳐질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강력한 확신이 펀드 자금 쏠림 현상으로 고스란히 나타난 결과입니다.

한편, 위험자산 투자 한도가 70%로 엄격하게 묶인 국내 상황과 달리, 해외에서는 규제의 벽을 허무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LS증권 조수희 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대표적인 퇴직연금인 401K 등에서 사모대출이나 사모펀드, 심지어 암호화폐 같은 대체자산까지 투자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있다"며, "운용사가 절차를 잘 지킬 경우 소송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면책 조항(Safe Harbor)을 강화하여 대체자산 편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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