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위기설 뚫고 7000선 바라보는 코스피… 운명 쥔 빅테크 '900조 쩐의 전쟁'


 

오픈AI 성장 둔화 우려에도 끄떡없는 K-증시… 7000선 '초읽기'

미국 증시가 오픈AI의 성장 한계론에 부딪혀 주춤한 사이에도 한국 증시는 3거래일 연속 랠리를 펼치며 꿈의 7000선 돌파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다만, 향후 코스피를 이끄는 반도체와 전력기기 등 AI 핵심 밸류체인의 운명은 29일(현지시간) 공개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과 굵직한 투자 계획(가이던스)에 따라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코스피 6690 돌파… 희비 엇갈린 반도체 '투톱'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5% 뛴 6690.9로 굳건하게 거래를 마감했다. 국내 증시를 이끄는 반도체 쌍두마차의 행보는 다소 엇갈렸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1.8% 상승한 22만 6000원에 장을 마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지만, SK하이닉스는 0.54% 소폭 하락하며 129만 3000원으로 숨을 고르는 모습을 보였다.

"오픈AI 돈 너무 쓴다" WSJ 경고… 삼전은 '슈퍼사이클' 기대로 방어

삼성전자의 흐름은 무척 극적이었다. 장 초반에는 오픈AI 관련 악재가 터지며 21만 원대까지 밀려났으나,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도래에 대한 굳건한 기대감이 투심을 자극하며 오후 들어 통쾌한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픈AI가 신규 가입자와 매출 목표를 채우지 못했으며, 천문학적인 AI 인프라 유지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내부 불안감이 팽배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오픈AI가 당분간 공격적인 데이터센터 확장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AI 거품론에 흔들린 美 반도체… 필라델피아 지수 이틀째 '뚝'

이러한 AI 모델의 성장성 둔화 우려는 미국 반도체 기업들에게 직격탄이 됐다. 마이크론(-3.9%)과 AMD(-3.41%)가 나란히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게다가 구글이 비용 절감을 위해 칩 설계(ASIC) 업체를 거치지 않고 파운드리 최강자인 TSMC와 직접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그 결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6% 하락하며 이틀 연속 뚜렷한 내림세를 보였다.

"메모리 롤러코스터 사이클 끝났다"… 구조적 변화에 매도세 진정

그러나 얼어붙은 분위기를 녹인 것은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였다. 29일 오후 FT는 AI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 덕분에 과거 메모리 시장의 고질병이었던 '급등락 사이클'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진단했다. 제조 공정이 까다로운 고대역폭메모리(HBM)는 특성상 공급 과잉이 발생하기 힘든 데다, 빅테크들의 든든한 선주문 계약 구조가 안착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안정됐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채민숙 연구원 역시 "AI 추론 수요가 고도화되면서 2년 단위로 널뛰던 과거의 메모리 사이클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열렸다"며,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안정적이고 높은 절대 이익을 유지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운명의 날 밝았다… 구글·MS 등 빅테크 '900조 투자' 입에 쏠린 눈

이제 시장의 모든 촉각은 30일(한국시간) 성적표를 내놓는 글로벌 빅테크 4인방(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의 입을 향해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당장의 영업이익보다, 막대한 자본적지출(CAPEX)이 실제 돈으로 연결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투자를 얼마나 더 늘릴지에 집중되어 있다. 글로벌 AI 투자의 큰손인 이들 하이퍼스케일러의 CAPEX 규모만 6000억 달러(약 900조 원)에 달해, 이들의 계획 수정 하나가 글로벌 데이터센터 및 반도체 업황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꺾이는 AI 투자 증가율 vs 쏟아지는 HBM 물량… '수급 미스매치' 긴장감

일각에서는 올해 쉴 새 없이 돈을 쏟아부은 빅테크들이 내년부터는 투자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이란 신중론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알파벳의 올해 CAPEX가 전년 대비 94% 폭증하겠지만, 2027년 무렵에는 증가율이 10% 수준으로 뚝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진짜 문제는 시차다. 빅테크들의 투자 증가세가 둔화되는 내년 이후, 정작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차세대 HBM4 및 HBM4e 양산을 위한 대규모 증설 물량을 쏟아낼 채비를 하고 있다. 공급 물량은 쏟아지는데 든든했던 수요의 힘이 빠질 경우, 굳건하던 메모리 가격 강세가 꺾일 수 있다는 긴장감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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