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이 증시 부양하나… '삼전·SK하이닉스+채권' 반반 ETF 대전


퇴직연금 싹쓸이 노리는 '반도체+채권' 혼합형 ETF

국내 증시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자산의 절반을 쏟아붓고, 나머지 절반은 안전한 채권으로 채우는 '채권혼합형' 상장지수펀드(ETF)가 쏟아지고 있다. 폭발적인 반도체 대형주의 랠리에 동참하면서도, 퇴직연금 계좌 내에서 한도 제한 없이 100% 꽉 채워 담을 수 있다는 강력한 매력을 앞세워 연금 투자자들의 뭉칫돈을 정조준하는 모습이다.

KB가 쏘아 올린 공, 대형 운용사 줄줄이 참전

25일 금융투자업계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KB자산운용이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을 시장에 선점 출시한 이후 경쟁사들의 합류가 매섭다. 이달 들어서만 삼성자산운용(7일), 하나자산운용(14일), 키움투자자산운용(21일)이 비슷한 콘셉트의 상품을 연달아 등판시켰다. AI 열풍을 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의 압도적 주도주로 떠올랐지만, 퇴직연금 계좌 특성상 위험자산 투자 비중의 엄격한 한계가 있어 직접 투자가 까다로웠다. 이번 채권혼합형 상품들은 바로 이 규제의 틈새를 완벽하게 파고든 해결책이다.

'주식 반, 채권 반' 뼈대는 같아도 디테일은 천차만별

시장에 나온 4개 상품의 밑그림은 거의 똑같다. 자산의 25%씩을 각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할당하고, 남은 50%를 국고채나 통화안정증권(통안채) 등 안전 채권으로 채워 넣는 방식이다. '주식 50, 채권 50'의 황금 비율 덕분에 퇴직연금 내에서 안전자산으로 온전히 인정받는다. 하지만 채권의 만기 기간(듀레이션) 설정부터 자산 재조정(리밸런싱) 주기, 운용 보수 등 구체적인 내부 전술에서는 각 운용사만의 색깔이 뚜렷하게 갈린다.

KB 'RISE' - 0.01% 초저보수에 단기채 월간 리밸런싱

선발 주자인 KB자산운용의 'RISE' 상품은 채권 비중 50%를 단기 국고채와 통안채로 채웠다. 총 10개 종목(국고채 4, 통안채 6)에 자금을 분산하며 매월 첫 영업일마다 꼼꼼하게 포트폴리오 비중을 덜고 더한다. 특히 연 0.01%라는 업계 최저 수준의 파격적인 운용 보수가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강력한 무기다.

삼성 'KODEX' - 중기채 중심 전략, 1년에 4번 재조정

반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는 채권 절반을 만기 5년 이하의 국고채로 묶어 다소 길게 가져간다. 국채선물 3년물 바스켓을 중심으로 비교적 최근 발행된 9개 종목을 담아 듀레이션의 편차를 줄인 것이 핵심이다. 자산 재조정은 1년에 4번 실시하며, 총보수는 연 0.07%로 책정됐다.

하나 '1Q' - 초단기채로 금리 방어, 보수는 최저 수준

하나자산운용이 내놓은 '1Q K반도체TOP2채권혼합50'은 만기가 6개월도 채 안 되는 초단기 국고채와 통안채 8종목으로 채권 바구니를 단단하게 꾸렸다. 시장 금리가 출렁일 때 발생하는 가격 변동의 위험을 최대한 방어하겠다는 철저한 계산이다. 총보수는 KB자산운용과 동일하게 연 0.01%로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실히 다졌다.

키움 'KIWOOM' - 우량 채권 10개 동일 비중으로 꾹꾹

후발 주자인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IWOOM' 상품은 만기 3~12개월 사이의 국고채와 통안채 중 발행 규모가 넉넉한 상위 10개 종목을 골라 정확히 5%씩 똑같은 비중으로 담는 '동일가중' 전략을 쓴다. 리밸런싱은 매월 마지막 영업일에 칼같이 진행하며, 총보수는 연 0.07%다.

중기채냐 초단기채냐… 금리 민감도 꼼꼼히 따져야

이들 4개 펀드는 연금 계좌를 굴리면서 K-반도체 투톱의 강력한 성장성에 온전히 올라탈 수 있다는 짜릿한 교집합을 갖는다. 다만 삼성자산운용(KODEX) 혼자 중기 채권 전략을 구사하는 반면, 나머지 세 곳은 단기 채권 위주의 촘촘한 방어적 스탠스를 취하고 있어 향후 시장 금리 변동에 따른 수익률 궤적은 다르게 그려질 가능성이 높다.

"집중 투자는 양날의 검, 업황·금리 리스크 동시 체크해야"

결국 연금 투자자들은 겉으로 보이는 단순 수수료 비교를 넘어, 각 상품의 채권 만기 구조와 재조정 주기 등을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게 세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채권이 절반이나 섞여 있어 펀드 전체의 변동성은 낮아 보이지만, 주식 포트폴리오가 단 두 개의 반도체 종목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구조"라며, "반도체 산업 사이클의 냉온탕은 물론 거시적인 금리 흐름까지 동시에 예의주시해야 성공적인 연금 투자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Copyright ⓒ 데일리 OBINES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쓰기

다음 이전

추천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