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으론 노후 대비 안 돼"… 짐 싸는 연금 개미들, 사상 첫 안전자산 '마이너스'

 


"나만 벼락거지 될라"… 도입 19년 만에 처음 꺾인 원리금보장 상품

주식시장의 활기찬 랠리가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투자 지도까지 완벽하게 바꿔놓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원리금보장형(예금 등) 상품 적립액은 363조 5506억 원을 기록해 작년 연말 대비 10조 772억 원이나 급감했다. 지난 2005년 퇴직연금 제도가 첫발을 뗀 이후 안전자산 적립액이 쪼그라든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예금만 고집하다가는 훗날 남들보다 노후 자산이 뒤처질 수 있다는 이른바 '포모(FOMO·소외 공포증)' 심리가 연금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벽을 허물고 상장지수펀드(ETF) 등 주식형 펀드로 향하게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1년 수익률 22% vs 2.8%… 실적배당형으로 22조 원 '대이동'

안전지대에서 빠져나온 뭉칫돈은 곧장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빨려 들어갔다. 같은 기간 실적배당형 적립액은 145조 1835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무려 22조 원이나 폭증했다. 이러한 자금 대이동의 배경에는 압도적인 수익률 차이가 자리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가입자가 직접 굴리는 확정기여(DC)형 및 개인형 퇴직연금(IRP) 내 실적배당형 상품의 1년 수익률은 자그마치 22.79%에 달했다. 고작 2.87%에 그친 원리금보장형 성적표보다 8배 이상 뛰어난 성과가 눈으로 확인되자, 예금을 깨고 위험자산 비중을 앞다투어 늘리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투자 장벽 낮아졌다… 연금 시장 패러다임 실적배당형으로 완전히 넘어갈 것"

전문가들은 이러한 연금 자산의 머니무브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의 이규성 선임연구원은 "퇴직연금 계좌 내 위험자산 투자 한도가 늘어나고 편입할 수 있는 상품의 선택지도 과거보다 크게 넓어졌다"며, "앞으로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생태계는 원금 보장보다는 실적배당형 상품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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