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대형사로, 알짜 수익은 중소형사로… 반도체 ETF '수익률 역전 현상' 뚜렷

 


"이름값 따라갔는데?"… 자금 싹쓸이하는 대형 운용사

최근 국내외 반도체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으로 뭉칫돈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자금 흐름과 실제 수익률 성적표를 나란히 놓고 보면 묘한 역전 현상이 눈에 띕니다. 투자자들의 돈은 이름값 높은 대형 자산운용사의 간판 상품으로 쏠리고 있지만, 정작 '알짜 수익률'은 중소형 운용사들이 독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23일 기준 국내 반도체 ETF 순자산 1위는 9조 8020억 원을 쓸어 담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반도체TOP10'입니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반도체'(4조 7465억 원)가 2위를 차지하는 등 상위 5개 상품 중 4개를 이들 두 대형사가 꿰차며 압도적인 쏠림 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익률은 우리가 한 수 위"… 중소형 ETF의 짜릿한 반란

그러나 수익률 랭킹으로 넘어가면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뀝니다. 연초 이후 가장 경이로운 성과를 낸 상품은 다름 아닌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 K-반도체'로, 무려 109.06%라는 세 자릿수 수익률을 달성했습니다. 그 뒤를 이은 KB자산운용의 'RISE AI반도체TOP10' 역시 105.33%의 잭팟을 터뜨렸지만, 순자산 규모는 2411억 원 수준으로 덩치는 작았습니다. 이 밖에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AI반도체TOP3+'(101.56%), IBK자산운용의 'ITF K-AI반도체코어테크'(93.55%) 등이 나란히 최상위권에 포진하며 중소형 운용사들의 펀드들이 체급을 뛰어넘는 매서운 저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승패 가른 '초압축 전략'… 될 놈만 골라 담아 수익 극대화

이처럼 덩치와 수익률이 정반대로 움직이는 결정적 이유는 각 ETF의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 차이에 있습니다. 덩치가 큰 대형 ETF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이 무거운 대표 종목 위주로 자산을 넓게 분산 투자해 안정성을 꾀합니다. 반면, 중소형 ETF들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폭발력이 큰 특정 테마의 알짜 종목에만 비중을 몰아넣는 '초압축 전략'을 구사합니다. 요즘처럼 반도체 시장이 강하게 치고 나가는 상승 국면에서는 이러한 집중 투자 방식이 수익률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됩니다. 특히 소수 종목에 집중된 ETF에 자금이 들어오면, 해당 종목들에 대한 기계적인 매수세가 붙으면서 다시 주가를 밀어 올리는 이른바 '수급 유발 효과'까지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2026년에도 주도권 쥔 반도체… "종목별 옥석 가리기 심화될 것"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 본부장은 "2026년 현재 시장에서도 AI 인프라를 향한 막대한 투자가 기술 섹터의 심장을 뛰게 하고 있으며, 반도체와 전력 업종이 확고한 시장 주도권을 쥐고 갈 것"이라며, "앞으로는 시장 환경의 미세한 변화에 따라 각 종목 간의 수익률 편차가 지금보다 훨씬 더 크게 벌어지는 차별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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