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다음은 전선과 변압기"… AI 랠리 주도권 쥔 '전력·인프라 에너지 ETF'


AI 테마의 진화… 반도체ETF 넘어 '물리적 인프라ETF'로 쏠린 돈

인공지능(AI) 산업을 향한 투자의 물결이 반도체 칩셋을 넘어 전력과 필수 인프라 구축 분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28일 자료를 보면, 최근 한 달간 수익률 최상위 10개 상장지수펀드(ETF) 중 절반 이상을 전력 설비 및 에너지, 인프라 관련 상품들이 싹쓸이하며 기존 주도주였던 반도체 ETF의 성과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와 칩에서 시작된 AI 열풍이 이제는 거대한 전력을 감당할 물리적인 인프라 영역으로 대이동을 시작한 셈이다.

한 달 만에 50% 폭등… 수익률 톱 휩쓴 전력기기·태양광ETF

구체적인 종목별 성적표를 살펴보면 전력 관련 펀드들의 약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KODEX AI전력핵심설비'가 무려 53.65%의 수익률로 1위 왕좌를 차지했고, 'PLUS 태양광&ESS(53.13%)', 'HANARO 전력설비투자(52.14%)', 'TIGER 코리아AI전력기기TOP3플러스(50.26%)' 등 전력망과 에너지 관련 상품들이 줄줄이 50%가 넘는 경이로운 단기 수익률을 뽐냈다. 7위에 오른 'RISE 네트워크인프라(44.18%)' 역시 인프라 테마의 강세를 방증한다.

한발 물러선 반도체 ETF… 테마 수익률에서도 전력이 압도

반면 굳건한 1위를 지키던 반도체 ETF들은 상대적으로 순위가 밀렸다. 'SOL 미국AI반도체칩메이커(44.60%)', 'ACE 글로벌AI맞춤형반도체(43.30%)', 'SOL AI반도체TOP2플러스(43.07%)' 등이 준수한 성적을 거두긴 했으나 전력·인프라 테마의 맹렬한 기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명확하다. 최근 한 달간 국내 전력인프라 테마의 수익률은 36.4%(연초 대비 92.7%)에 달해, 같은 기간 19.0% 상승에 그친 국내 반도체 테마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미국과 글로벌 전력인프라 테마 역시 동반 강세를 띠고 있다.

"AI 인프라 CAPEX 사이클 본격화"… 뭉칫돈 빨아들이는 전력망

증권가에서는 본격적인 반도체 실적 발표 시즌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인 인프라 확충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메리츠증권 이상현 연구원은 "반도체를 필두로 한 AI 산업의 팽창이 확인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전력 인프라 ETF 쪽으로 강력한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전력인프라 테마의 거래대금 과열비율(Heat Ratio)은 12주 평균치 대비 2.8배나 폭증하며 막대한 자금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의 막대한 자본지출(CAPEX) 사이클이 전력망 테마를 이끄는 핵심 엔진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단순 테마 아니다"… 데이터센터가 쏘아 올린 구조적 전력 수요 폭증

업계 전문가들은 전력망 강세가 단순한 단기 테마를 넘어 AI와 산업 전기화를 축으로 한 구조적인 장기 성장 국면에 돌입했다고 입을 모은다. NH투자증권 정연우 연구원은 "오는 2040년 전력 소비량 전망치가 기존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690TWh 수준까지 폭증할 것"이라며, "과거에는 경제 성장이나 인구 증가에 비례해 전기를 썼다면, 이제는 초대형 데이터센터와 AI 연산, 반도체 산업의 팽창이 전력 수요를 직접적으로 견인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쉼 없는 AI 인프라 확대 추세를 고려할 때 중장기적인 전력 수요의 우상향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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