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4.99% 폭등, 이틀 연속 사이드카… 150조 정책 자금의 힘
그동안 대형 반도체주 중심의 코스피 랠리에서 철저히 소외되며 눈물 흘리던 코스닥 시장이 거대한 정책 자금의 유입 기대감에 단숨에 폭발했습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무려 55.16포인트(4.99%) 기습 폭등한 1161.13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0.41% 상승에 그치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시장에서는 2거래일 연속 프로그램 매수 호가 일시 효력 정지(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이례적인 광풍이 몰아쳤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미친듯한 폭등의 배후로 일반 국민 대상 판매를 개시한 ‘국민성장펀드’를 꼽고 있습니다. 국민성장펀드는 국민 자금 3조 원을 마중물 삼아 5년간 무려 150조 원 규모로 조성되는 초대형 정책 펀드로, 대한민국 첨단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설계된 메가톤급 자금줄입니다.
코스닥 맞춤형 설계… 명시된 30%를 뛰어넘을 진짜 유입 규모
국민성장펀드의 등판에 코스닥 시장이 이토록 격렬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펀드의 자산 배분 구조 자체가 '코스닥 심폐소생술'에 가깝게 짜여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성장펀드는 전체 자산의 10%만 코스피에 배정하고, 30%를 코스닥 및 비상장 주식에 강제 배정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나머지 60%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로봇, 2차전지 등 첨단전략산업에 투자됩니다. 중요한 점은 정부가 지정한 첨단전략산업 우량 기업의 상당수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펀드가 본격 가동되면 실제 코스닥 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실질 비중이 30%를 가볍게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82.09% 폭등하며 축제를 벌이는 동안 코스닥은 고작 22.79% 상승(945.57 → 1161.13)하는 데 그쳐 투자자들의 소외감이 극에 달했던 만큼, 이번 150조 원의 정책 수급은 코스닥 시장의 역사적인 '돈맥경화'를 뚫어낼 완벽한 전환점이 될 전망입니다.
1400조 연기금 족쇄 풀렸다… 코스닥 투자 '20조 원'으로 강제 확대
코스닥의 부활을 이끄는 것은 단발성 펀드뿐만이 아닙니다. 정부가 그동안 연기금의 코스닥 외면을 유도했던 금융의 제도적 대못을 통째로 뽑아 버리면서 수급의 판도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정부는 1,400조 원에 달하는 국내 67개 연기금의 운용 평가 기준(벤치마크)에 코스닥 지수를 5% 전격 반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과거 연기금들은 평가 기준이 오직 코스피로만 구성되어 있어 코스닥 주식을 사들일 유인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번 제도 개편에 따라 연기금들은 기관 평가 점수를 위해서라도 코스닥 주식을 의무적으로 채워 넣어야 합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5조~6조 원 수준에 불과한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규모가 단숨에 10조~20조 원 이상으로 수직 상승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거래소 역시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스탠더드·관리군 등 3개 세그먼트로 나누어 관리하는 '코스닥 승강제' 도입을 예고했습니다. 깜깜이 상장이나 부실 기업을 과감히 퇴출하고 우량 기업만 골라내 시장의 기초체력(체력)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정책 펀드가 찍은 '포스트 반도체' 네 가지 섹터
정책 자금의 가장 큰 장점은 단기 단타(트레이딩) 성격이 짙은 외국인·개인 자금과 달리, 중장기 성장을 보고 들어오는 '장기성 우량 자금'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코스닥 고질병인 극심한 변동성을 완화하는 든든한 방어벽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자금 공급의 목적을 고려할 때, 기술 성장 특례로 상장된 코스닥 우량 기업들이 집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타깃 업종을 제시했습니다.
제약·바이오: 최근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낙폭이 과대했던 바이오 섹터가 30조 원 규모의 연내 펀드 공급과 맞물려 가장 빠른 수급 회복세를 보일 전망입니다.
정보기술(IT) 및 AI 밸류체인: 코스피 반도체 투톱에 쏠렸던 AI 온기가 코스닥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로 본격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로봇 및 우주항공: 최근 외국인들이 반도체를 판 돈으로 두산로보틱스를 쓸어 담기 시작한 것과 6월 스페이스X 상장 모멘텀이 국민성장펀드 수급과 결합하며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