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SOXL 팔고 국장 복귀"… 양도세 100% 면제 혜택에 '2조 뭉칫돈' 삼전·하이닉스로 유턴

 


출시 두 달 만에 2조 육박… 환율안정3법이 불러온 'U턴' 열풍

해외 빅테크 주식으로 향했던 ‘서학개미’들의 자금이 강력한 세제 혜택을 업고 국내 증시로 대거 유턴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해외 투자 자금을 국내 자본시장으로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국내시장 복귀 계좌(RIA)가 출시 두 달 만에 잔고 2조 원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23일 ‘환율안정3법’ 통과와 함께 출시된 RIA의 누적 가입 계좌 수는 이달 19일 기준 24만 2,856좌, 총 잔고는 1조 9,443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3월 말 기준 잔고가 4,140억 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두 달 만에 자산 규모가 3배 이상 폭증한 셈입니다.

이처럼 자금이 무서운 속도로 몰리는 이유는 파격적인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23일 이전에 보유한 해외 주식을 매도한 후 RIA를 통해 국내 주식에 재투자하면 양도세를 최소 50%에서 최대 100%까지 공제해 줍니다. 특히 이달 말(5월 말)까지 해외 주식 매도 결제를 완료하면 양도세를 100% 전액 면제받을 수 있어, 혜택 시한을 놓치지 않으려는 서학개미들의 막바지 자금 이동이 극에 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 RIA 양도소득세 공제율 스케줄 (1년 한시 운영)

  • ~5월 말까지 매도 결제 완료: 100% 전액 공제

  • 6월 ~ 7월 매도: 80% 공제

  • 8월 ~ 12월 매도: 50% 공제

  • ※ RIA 납입 한도: 500만 원

 엔비디아·SOXL 던졌다… '천장 뚫은 미 빅테크' 비우고 'K-반도체' 장전

투자자들은 미국 정점에서 차익실현 매물을 던지고, 그 돈을 국내 반도체 및 AI 밸류체인에 고스란히 집중시켰습니다. 주요 10개 증권사의 RIA 거래 데이터(5월 8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처분한 주식은 단연 미국 AI 대장주인 엔비디아(1,801억 원 순매도)였습니다.

뒤를 이어 미국 반도체 지수의 하루 상승률을 3배로 쫓는 고위험 상품인 ‘디렉시온 반도체 3배 ETF(SOXL)’를 947억 원어치 팔아치웠습니다. 테슬라(504억 원), 알파벳(451억 원), 애플(365억 원) 등 한 시대를 풍미한 빅테크 주식들도 대거 매도 명단에 올랐습니다.

이렇게 확보한 현금은 국내 반도체 투톱의 지분을 채우는 데 전력 투입되었습니다. RIA 계좌를 통해 장바구니에 가장 많이 담긴 종목은 삼성전자(708억 원 순매수)와 SK하이닉스(667억 원 순매수)였습니다. 사실상 국내 복귀 자금의 대부분이 두 반도체 거인으로 흡수된 셈입니다. 이 외에도 현대차(146억 원), KODEX 대표 지수형 상품(134억 원), TIGER 반도체 TOP10(123억 원) 등이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자금력' 갖춘 4050이 주도… 2030 젊은 층 유입도 성공적

RIA 시장의 대세 흐름을 주도한 것은 역시 해외 주식 투자 경험이 많고 상대적으로 자금 동원력이 우수한 40대와 50대였습니다.

가입 계좌 수 기준으로 보면 40대가 3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50대가 26%로 그 뒤를 이어 40·50대 가입자가 전체의 절반 이상(57%)을 점유했습니다. 계좌에 예치된 실제 자산 잔고 기준으로는 50대(32%)와 40대(27%)의 비중이 전체의 60%에 육박해 시장의 큰손임을 입증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젊은 투자자층의 유입입니다. 30대 가입 비중이 21%, 20대 이하가 10%를 기록하며 30대 이하 젊은 층 가입 비중도 31%에 달했습니다. 금융투자협회는 "자산 규모는 기성세대에 비해 작지만, 양도세 면제라는 실질적인 세제 혜택이 세금에 민감한 젊은 스마트 버드(Smart Bird) 투자자들까지 국내 시장으로 이끌어내는 유인책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환율 안정의 방어벽… 6~7월 '80% 구간' 흥행 지속 여부

금융당국과 투자업계는 RIA를 통한 서학개미의 유턴이 국내 증시의 부양뿐만 아니라 고공행진 중인 환율을 안정시키는 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해외 주식을 팔아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환율 상단을 방어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한재영 금투협 K자본시장본부장은 "국내시장 복귀 계좌는 해외에 머물던 대규모 유동성을 국내 자본시장으로 되돌리는 중요한 통로를 마련했다"며 "향후 환율 안정과 국내 생산적 금융에 기여할 수 있도록 투자 매력이 높은 다양한 국내 연계 상품 출시를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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