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피 코앞인데 엇갈린 투심… '하락 베팅' 개미들의 쓴맛
코스피가 장중 6700선을 돌파하며 꿈의 7000고지를 향해 질주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셈법은 정반대로 향하고 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반도체 등 주도주를 싹쓸이하며 시장의 상승에 돈을 거는 동안, 개인들은 4월 폭등장 속에서도 꿋꿋하게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에 몰두하다 뼈아픈 손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4월 27일~30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약 1.9%(123.24포인트) 오른 6598.87로 마감했습니다. 월요일 사상 처음 6600선을 뚫은 데 이어 수요일까지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목요일(30일)에는 1.38% 하락하며 숨을 골랐습니다. 이처럼 고점 부담이 커지면서 '한국형 공포지수'라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 역시 최근 가파른 반등세를 보였습니다.
외국인은 '레버리지', 개미는 '곱버스'… 결과는 극과 극
투자 주체별로 베팅의 방향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4월 한 달 동안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상장지수펀드(ETF)는 지수가 떨어질 때 하락 폭의 2배 수익을 내는 일명 '곱버스(KODEX 200선물인버스2X)'였습니다. 순매수 규모만 무려 6454억 원에 달합니다.
반면, 이 기간 기관은 코스피 상승의 2배 수익을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1조 2443억 원)'를 가장 많이 샀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TIGER MSCI Korea TR(6676억 원)'을 쓸어 담았습니다. 4월 코스피가 30.61%나 폭등하면서 외국인과 기관은 환호성을 질렀지만, 곱버스에 올라탄 개인들의 수익률은 -47.35%로 반토막이 났습니다.
심지어 지수 하락에 투자했던 일부 상장지수증권(ETN) 상품들은 기초자산 가치 폭락으로 주당 가치가 1000원 미만으로 떨어져, 지난 29일 줄줄이 상장폐지(조기 청산)되는 비운을 맞기도 했습니다.
삼전·하이닉스로 돌아온 외국인… "5월도 달린다"
이러한 상승장의 일등 공신은 돌아온 외국인과 기관, 그리고 그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반도체'입니다. 외국인은 4월 한 달간 삼성전자를 1조 7763억 원어치 순매수하며 올해 처음으로 '사자' 우위로 돌아섰습니다. 인공지능(AI) 수요 폭발로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장기화될 것이란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장밋빛 전망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기관 역시 삼성전자(2조 2608억 원)와 SK하이닉스(2조 1406억 원)를 대거 쓸어 담으며 쌍끌이 매수에 나섰습니다.
"셀 인 메이 징크스? 실적이 다 이긴다"
증권가에서는 5월에도 코스피의 상승 랠리가 계속될 것으로 굳게 믿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눈에 띄게 높아지며, 고환율이나 고유가 같은 거시적 불안 요인들을 충분히 방어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3월 증시가 조정받을 때조차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오히려 상승했다"며, 5월 지수 밴드를 6200~7500으로 폭넓게 제시했습니다.
또한, 5월엔 주식을 팔라는 '셀 인 메이(Sell in May)' 징크스에 대해서도 지나친 경계는 불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IBK투자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과거 통계를 보면 4월 코스피가 5% 이상 급등했던 해에는 5월에 하락한 사례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반도체 중심의 강력한 실적 기대감이 뒷받침되는 만큼, 5월 초중순 지수가 조정을 받을 때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맹목적인 '하락 베팅'보다는 외국인 수급이 집중되는 확실한 주도주를 선별하는 정보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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